'불명예 타이틀도 외국 선수들의 몫.' 올 시즌 프로축구에서 유난히 용병들이 빛을 발한 가운데 선수라면 누구나 피하고 싶은 '어둠의 기록'도 용병들이 싹쓸이했다. 2001 POSCO K-리그에서 수원 삼성의 '수호신'으로 떠오른 산드로가 13골을 뽑아 득점왕을 차지하고 우르모브(부산 아이콘스)는 도움 10개로 어시스트 부문 왕좌에오르는 등 올 시즌 용병들의 활약은 어느때보다 돋보였다. 그러나 정규리그와 아디다스컵을 통틀어 플레이의 거친 정도와 매너 여부를 나타내는 파울, 경고와 팀워크의 잣대인 오프사이드 등 명예스럽지 못한 기록도 용병들이 독차지, 대조를 이뤘다. 먼저 최다파울 부문에서는 올 들어 98개의 파울을 범한 호제리오(전북 현대)가 수위를 차지했다. 호제리오는 경기당 3.27개의 '놀라운' 파울수를 기록, 경기당 2.91개를 보인 김상식(성남 일화.93개)을 따돌리고 그라운드의 최고 난폭자가 됐다. 수비수인 호제리오는 또한 경고 부문에서 8개로 6위, 퇴장 부문에서는 2개로 1위를 차지하는 등 거칠기 면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호제리오의 거친 플레이에도 불구하고 소속팀인 전북은 9위에 그쳐 상대 공격을 저지하기 위한 반칙이 꼭 승리를 위한 필요충분 조건은 아님을 드러냈다. 최다경고에서는 도움왕인 우르모브와 졸리(수원)가 11개로 공동 1위를 형성, 외국 선수가 쓸데없는 항의 등을 일삼고 있다는 축구계 안팎의 지적이 틀리지 않았음도 증명했다. 또 최다 오프사이드 부문에서는 만년 2위 성남 일화를 6년만에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끈 주역인 샤샤가 65개로 선두를 차지했다. 냉정함과 두뇌 플레이가 오프사이드를 피하기 위한 관건이라고 볼 때 올 들어 많이 변했다고는 하지만 다혈질이면서도 '나홀로 플레이'라는 빈축을 자주 사고 있는 샤샤가 이 부문 타이틀을 쟁취한 것은 어쩌면 당연할 일. 하지만 '반칙왕' 등이 불명예 타이틀이긴 하나 그 만큼 경기에 몰입하고 적극적으로 뛰었다는 사실을 반증한다는 것을 국내 선수들도 곰곰히 되새겨 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서울=연합뉴스) 박재천기자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