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에 축배를 든다''시리즈는 끝나지 않았다' 한국시리즈 우승에 1승 만을 남겨둔 두산과 1승3패로 벼랑 끝에 몰린 삼성이 5차전에서 각각 구자운과 임창용을 선발로 내세워 승부수를 던진다. 두산은 포스트시즌에서 가장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 구자운을 마운드에 올려 5차전에서 끝을 내겠다는 각오다. 구자운은 '동네야구'로 변질돼버린 한국시리즈 마운드에서 유일하게 안정된 투구를 보이는 투수다. 포스트시즌에서 22와3분의1이닝 동안 14안타 6실점 방어율 2.41을 기록했다.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도 비록 승리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임창용과 맞대결해 5이닝을 4안타 2실점으로 잘 막았다. 올 시즌 삼성전에서 2승(방어율 4.63)을 기록한 만큼 자신감도 높다. 그러나 '필승카드'인 구자운이 초반에 무너질 경우 두산은 지금까지의 상승세가 뒤집힐 가능성도 있다. 삼성은 임창용에게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다. 한 번만 더 지면 20년 묵은 한국시리즈 무관의 징크스를 이어가게 된다. 5차전에서 한숨을 돌리고 대추격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임창용의 임무가 막중하다. 선발도 그렇지만 불펜진이 완전히 붕괴된 마운드 사정상 임창용이 몇회까지 버티느냐가 5차전 승부의 결정적인 변수다. 임창용은 2차전에서 시속 140㎞에도 미치지 못하는 직구에 제구력 불안까지 겹쳐 4와3분의2이닝 동안 4실점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러나 삼성으로선 믿을 건 임창용밖에 없다. 삼성 코칭스태프는 임창용이 올시즌 정규리그에서의 호투와 지난 96년 해태시절 우승의 경험을 잘 살려낸다면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