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정상 탈환을 노리는 SK 나이츠의 발걸음이 무거워 보인다. 제주도에 마지막 정리 훈련 캠프를 차린 SK 나이츠의 코칭스태프와 관계자들은 올시즌 전망에 대해 낙관론을 펴고 있지만 이에 동조하는 쪽은 그리 많지않다. 실제로 22일 조천체육관에서 있었던 연습 경기를 지켜본 농구인들에게서 희망적인 얼굴을 찾기는 어려웠다. 우선 팀 전력의 50% 이상을 차지한다는 외국인 선수 가운데 스프링필드가 기량미달로 밝혀져 교체한데다 신인이나 이적 선수 등도 전력보강에 그리 도움이 못되는 상태여서 지난해에 비해 전력이 제자리 걸음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체 용병인 테런스 무어(23)의 키가 195.3㎝로 크지 않고 실력도 뛰어난 편이 아닌데다 지난 8월 트라이아웃에서 낙방한 뒤 운동을 하지 않아 몸이 많이불어난 상태다. 이날 무어는 몸이 무거워 뛰어다니는 것조차 버거워 보였고 이 때문인지 패스와드리블, 슈팅 등도 신통찮았지만 최인선 SK감독은 한국에 들어온 용병의 실력이 큰차이가 없다며 차츰 좋아질 것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적어도 지난해 서장훈과 재키 존스, 로데릭 하니발이 구축했던 막강한 '트리플 타워'의 위용을 재현하기는 힘들 것이고 가드부터 센터까지 모든 포지션을 누볐던 하니발의 입지도 줄어들 전망이다. 그나마 서장훈이 개인 훈련을 열심히 했고 슈터 조상현과 가드 임재현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전력의 감퇴를 메워줄 플러스 요인으로 기대된다. '99-'2000 시즌 챔피언인 SK나이츠는 올시즌을 앞두고 연고지를 청주에서 서울로 옮겨 지난해 우승팀 삼성과 '서울 라이벌' 시대를 열었다. 이 때문에 팀 성적뿐 아니라 마케팅 활동과 관중 동원 능력 등 모든 면에서 '제일주의'를 표방하는 삼성과 비교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구단 관계자들에게는이 또한 큰 고민거리다. 남명복 SK나이츠 단장은 "막강한 재력과 스포츠계에서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한 삼성과 연고지를 같이 하게 돼 아무래도 신경이 쓰인다"면서 "삼성이 지난해의 막강한 전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우리도 분발해 실력으로 승부하겠다"고 말했다. (제주=연합뉴스) 이승우기자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