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타자 이승엽(삼성)과 우즈(두산)의 홈런 경쟁이 한국시리즈에서도 불 붙었다. 98년 우즈의 등장 이후 홈런 라이벌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이들 두 선수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팀의 우승과 함께 포스트시즌(PS) 개인 통산 홈런왕을 놓고 한 방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 2차전을 앞둔 22일 오전 현재까지는 우즈가 역대 포스트시즌에서 개인 통산 10개의 홈런을 터뜨려 8개에 그치고 있는 이승엽에 2개차로 앞선채 이 부문 1위를 질주중이다. 하지만 진정한 승부는 지금부터다. 지난 20일 1차전서 드러났듯이 양팀의 중심타선을 대표하는 이들의 한방이 승부의 향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어 이승엽과 우즈로서는 개인 기록은 물론 팀우승을 위해서라도 라이벌보다 많은 홈런을 터뜨려야 하기 때문이다. 98년 홈런왕 우즈는 비록 4-7로 패하기는 했지만 1차전에서 0-3으로 뒤지던 4회초 우월 1점 홈런포로 삼성이 믿었던 용병 투수 갈베스를 무너뜨리며 한때나마 4-3의 역전을 이끌었다. 우즈는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도 삼성 마운드를 흔들며 팀 타선에 활력을 불어 넣고 포스트시즌 개인 통산 최다 홈런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큼직한 한 방을 터뜨려야만 한다.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54개) 보유자이자 99년과 올 시즌 홈런왕인 이승엽도 1차전에서 3-4로 뒤지던 5회말 중월 1점 홈런으로 4-4 동점을 만들어 팀의 재역전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이승엽은 1차전 홈런으로 자신의 한국시리즈 첫 홈런을 기록, 큰 경기에서 부진하다는 평가를 뒤집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고 자신감까지 얻었다. 이들 두 선수 모두 "포스트 시즌 홈런 기록은 의식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승패의 관건이 될 자신들의 홈런을 위해 방망이를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가는 것만은 어쩔 수 없을 것 같다. (대구=연합뉴스) 이상원기자 lee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