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탁구 국가대표와 코치를 거친 오병만(39)사우디아라비아 국가대표팀 감독이 지도자로서 꽃을 활짝 피우고 있다. 지난 99년 5월 사우디아라비아 국가대표팀 사령탑을 맡으면서 `제2의 탁구인생'을 시작한 오 감독이 지도하는 이알리클럽은 지난 7-14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걸프클럽대회 단체전 결승에서 카타르 팀을 3-1로 꺾고 대회 2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또 지난 7월 25-30일 튀니지 튀니스에서 개최된 아랍컵대회에서는 대표팀을 이끌고 출전, 남자복식 우승과 남자단식 준우승을 일궈냈고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는 단체전 본선 토너먼트 진출이라는 사우디아라비아 대표팀 창단 이후 최고의 성적을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99년 당시 사우디아라비아행을 감행하기 직전만 해도 오 감독은 참담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국가대표 선수를 거쳐 91년부터 친정팀 삼성생명에서 코치생활을 하던 오 감독이 국제통화기금(IMF) 여파로 단행된 삼성생명의 삼성증권 인수과정에서 코치직을그만두게 된 것. 하루 아침에 실직자가 된 오 감독은 사우디아라비아탁구협회로부터 대표팀을 지도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고민하다 결국 월 2천달러와 주택 및 자가용을 지원받는 조건으로 낯선 이국땅으로 생활의 터전을 옮겼다. 이후 오 감독은 대표팀 전력 강화를 위해 선수들을 데리고 모국을 찾아와 전지훈련을 하는 등 선수들을 조련했고 지난해부터 노력의 결과가 좋은 성적으로 나타났다. `열사의 나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지도자 생활 2년 5개월여만에 화려한 재기에 성공한 오 감독이 중동 무대를 벗어나 세계 탁구계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날도멀지 않아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