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개막하는 현대와 두산의 플레이오프는 치열한 승부와 맞물려 여러가지 볼거리를 제공한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어 최종 7차전까지 가는 명승부를 펼쳤던 양팀은 올시즌도 9승1무9패로 팽팽하게 맞서며 한 치의 양보없는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팬들의 관심이 집중돼있는 플레이오프의 관전 포인트를 정리했다. ◆1차전을 잡아라 지난 86년 플레이오프제도가 시행된 이래 1차전 승리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이 80%(15번중 12번)에 이를만큼 단기전에서의 기선 제압은 1승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양팀도 1차전을 승부처로 보고 총력전을 펼친다는 생각이다. 현대는 가장 믿을만한 구위에 지난해 우승의 한 축을 담당했던 임선동을 마운드에 내세워 두산의 상승세를 꺾는다는 전략이고 두산도 최근 부상에서 빠른 회복을 보이며 나날이 공에 힘이 붙고 있는 구자운을 마운드의 선봉장으로 출격시킨다. ◆`심-심' 대결 지난 겨울 스토브리그를 뜨겁게 달구었던 `심정수(현대)-심재학(두산)' 맞트레이드의 결정판이 플레이오프에서 펼쳐진다. 시즌 성적에서는 트레이드 당시 심정수의 명성에 뒤지던 심재학이 타율 2위에 오르는 등 공격 전 부문에 걸쳐 맹활약하며 한 때 부상으로 고전한 심정수를 압도했다. 하지만 정작 팬들의 뇌리에 깊숙이 남는 것은 한해 농사를 좌우하는 플레이오프에서의 성적. 명예회복을 노리는 심정수와 친정팀을 상대로 올시즌 화려한 대미를 장식하려는심재학의 방망이에 시선이 집중된다. ◆신구 맞수 대결 최고의 안방 마님 박경완(현대)의 아성에 날이 갈수록 성숙한 미트질을 선보이는 홍성흔(두산)의 도전을 지켜보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다. 포수 최초로 20홈런-20도루를 이룬 박경완은 투수 리드와 도루 저지에 있어서도 명실공히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맞서는 홍성흔도 특유의 투지 넘치는 플레이에 약점이던 포구 능력이 좋아지면서 든든하게 안방을 지키고 있어 결코 만만치 않아 보인다. 또한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톱타자인 전준호(현대)와 정수근(두산)이 자존심 대결을 펼친다. 올시즌 통산 최다 도루를 경신한 전준호는 생애 최고인 0.325의 타율과 0.426의 출루율을 기록하며 팀 공격의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에 맞서는 정수근도 도루왕 4연패를 이룬 빠른 발로 현대 내야를 교란시켜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훔친다는 각오다. ◆`수근-수성' 형제 대결 정수근, 수성(현대) 형제가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무대에 나란히 서 이들의 플레이를 지켜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가 될 전망이다. 팀의 주축 선수로 활약하고 있는 형 수근에 비해 동생 수성은 시즌 중에도 대수비나 대주자로 나서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포스트시즌 출전을 기대하지 않았지만 전격적으로 엔트리에 포함됐다. 하지만 나란히 덕수정보고 출신에 얼굴과 플레이스타일까지 빼닮은 이들 연년생형제는 그라운드에서는 한 치의 양보없는 대결을 펼친다는 다짐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