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국내 프로야구 최고의 톱타자." 1번 타순에 배치된 현대의 전준호(32)와 두산의 정수근(24)이 12일부터 열리는 플레이오프에서 최고의 선두타자를 가리기 위한 자존심 대결을 펼친다. 선두타자는 고감도 타격과 높은 출루율로 공격의 물꼬를 트고 빼어난 주루능력으로 상대수비를 교란시키기 때문에 둘의 활약 여부가 `5전3선승제'로 치러지는 플레이오프 승부의 관건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 플레이오프는 전준호와 정수근이 `최고의 대도(大盜)'를 가리는 맞대결이라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다. 지난 93, 95년 도루왕을 차지했던 전준호는 7월 11일 삼성전에서 개인통산 372도루에 성공, 이순철(LG 코치)이 보유중이던 종전 통산도루기록(371개)을 깼고 데뷔첫해(91년)를 제외하고 올시즌(도루 27개.부문 5위)까지 10년연속 `도루 10걸'에 오르는 괴력을 발휘했다. 올시즌 52도루를 기록, 지난 98년 이후 4년 연속 도루왕에 오른 `날쌘돌이' 정수근 역시 국내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6년 연속 40도루'를 달성하며 전준호와 최고의 대도 자리를 다투고 있다. 두 타자는 또 올시즌 중요 경기마다 공격의 포문을 여는 선두타자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타격과 출루율, 득점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지난 7월6일 삼성전에서 프로야구 통산 10번째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한 전준호는 400타수 130안타(타율 0.325)의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출루율(0.426) 부문 5위에 오를 정도로 공격의 첨병 역할을 훌륭히 수행했다. 정수근 역시 정규리그에서 467타수 143안타(타율 0.306)로 득점부문 공동 4위(95득점)에 올랐고 한화와의 준플레이오프 1, 2차전에서도 8타수 4안타(타율 0.500) 4득점의 맹활약을 펼쳤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