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의 열쇠는 내가 쥐고 있다" 12일부터 열리는 현대와 두산의 플레이오프에서 양팀 유격수인 박진만(현대)과 홍원기(두산)가 시리즈의 향방을 결정하는 중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준플레이오프에서도 나타났듯 큰 경기일수록 수비 능력이 승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이다. 정규리그 9승1무9패의 팽팽한 전적이 말해주듯 객관적 전력이 백중세일 것으로보이는 현대와 두산의 경기에서는 그 중요성이 더한다. 지난해 시드니올림픽 대표로도 뽑혔던 현대 박진만은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의 유격수. 메이저리그급 수비로 안타성 타구를 걷어내 투수의 어깨를 가볍게 하고 병살을 만들어내는 2루수 박종호와의 키스톤 플레이도 일품이다. 이에 맞서 두산의 내야진을 지휘할 홍원기는 정규시즌에서는 주로 내야에 구멍이 생기면 1,2,3루와 유격수를 가리지 않고 투입되던 `땜질용' 선수. 좋게 말하면 `전천후' 선수였던 홍원기는 포스트시즌에 들어오면서 진가를 발휘하며 준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주전 유격수 김민호의 부상으로 인해 우려되던 내야 수비의 공백을 깔끔하게 메워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판단에서였다.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에서도 이들은 승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복병이 될 전망이다. 막강한 화력을 뽐내고 있는 중심타선을 지닌 양팀의 대결에서 하위타선에 배치된 이들의 방망이는 팀 공격력을 배가시킬 수 있는 변수이기 때문. 실제로 올시즌 정규시즌에서 `거포 군단' 현대의 8번이나 9번에 배치됐던 박진만은 공격에서도 한 몫 톡톡히 했다. 올시즌 정확하게 타율 3할을 기록, 데뷔 이후 처음으로 3할 타율을 기록하며 타격에 눈을 뜬 박진만은 홈런도 22개나 때려내며 중심 타자 못지 않은 활약을 펼쳤다. 홍원기도 만만치 않다. 정규시즌에서 불규칙하게 출장하면서도 중요한 순간에 한 방을 날려 코칭스태프의 신임을 얻었던 홍원기는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결승타를 때려냈고 2차전에서도 2점 홈런을 날리는 등 5할(8타수 4안타)의 고감도 방망이를 휘둘렀다. 항상 주목받는 유격수였던 박진만과 그늘에서 머물러야했던 홍원기 중 누가 플레이오프에서 빛을 발할 지 관심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