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남자실업배구가 선수선발방식을 둘러싸고 내분에 빠졌다. 대한배구협회는 5일 신인선수 선발제도와 관련, 각 팀의 입장을 밝히는 공문을접수한 결과 삼성화재와 대한항공은 현행 드래프트를 유지하자는 반면 현대캐피탈과LG화재는 자유계약으로 환원하자는 의사를 밝혔다. 드래프트가 시행될 경우 대한항공(40%)에 이어 1차 지명권을 행사할 확률이 30%로 두번째인 LG화재가 드래프트 방침을 철회한 것은 거금을 들이더라도 차세대 거포이경수(한양대)를 잡겠다는 의사인 것으로 풀이된다. LG화재가 이경수 영입 경쟁에 나섬에 따라 이경수의 총 계약금은 한양대 송만덕감독이 적정선이라며 제시한 8억원을 넘어 10억원에 육박하는 등 대학선수들의 몸값향상이 불가피해졌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과 삼성화재는 어려운 기업 사정과 원칙주의를 들어 드래프트를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한항공 한장석 감독은 "특정팀의 이해관계 때문에 원칙을 무시하는 것은 말이안 된다"면서 "유예기간조차 없이 제도를 바꾸면 배구계에 커다란 파장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도 "특정선수 때문에 원칙이 한순간에 무너지면 한국배구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결국 최종 결정과 책임을 떠맡게 된 배구협회는 곧 이사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선수선발 문제를 매듭짓겠다는 방침이지만 집행부 내부에서조차 의견이 팽팽히 맞서갈등이 깊어질 조짐이다. 이와 관련, 협회 고위 관계자는 "전 박병래 전무의 집행부가 `드래프트를 2년간실시한다'고 대학측에 약속해 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해 사실상 협회가 자유계약 환원으로 기울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한장석, 신치용 감독은 "갑자기 문서화되지도 않은 구두 약속을 들고 나온 그 저의가 매우 의심스럽다"며 맞서고 있어 선수선발 문제가 현대건설 여자팀의해체와 맞물려 자칫 배구계를 최악의 위기에 빠뜨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