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독수리' 송지만(한화)의 진가는 정말 중요할 때 빛났다. 팀 4강 진출의 마지막 대결인 기아와의 2연전중 1차전이 열린 2일 광주 무등경기장. 2경기중 1경기만 승리하면 한화는 4강 진출을 확정짓는 상황이었지만 경기전 이광환 감독은 1차전을 놓치면 분위기상 오히려 불리해진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얼굴이굳어있었다. 더욱이 지난 18∼19일 대전 2연전에서 기아에 대패를 당한 터라 마음이 더욱 무거웠다. 하지만 이 감독의 얼굴은 채 3회가 지나가기 전에 풀리기 시작했다. 1회 깨끗한 중전 안타로 선취점을 올렸던 해결사 송지만이 1-1로 맞선 3회 2사1.2루에서 상대 에이스 최상덕의 슬라이더를 통타, 왼쪽 담을 훌쩍 넘기는 135m짜리 대형 아치로 분위기를 한화쪽으로 가져왔기 때문이다. 또한 송지만은 기아가 7-3으로 추격해온 8회에도 승부에 쐐기를 박는 희생플라이를 날려 끝까지 마음을 놓지 못하던 이 감독의 얼굴에 승리의 확신이 깃든 웃음이 번지게 했다. 이날 3점 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5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8-3 승리를 이끈 송지만의 활약은 비단 이날 경기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지난 해 시드니올림픽 대표로 뽑혔다가 연습경기 도중 다친 발목 때문에 송지만은 올시즌 중반까지 제 컨디션을 찾지 못했으나 포스트시즌 경쟁이 본격화한 9월 들어 4할(0.403, 77타수 31안타)이 넘는 타율에 홈런 10개를 기록하며 팀이 치열한 4강 경쟁에서 주도권을 쥐는데 선봉에 섰다. 특히 송지만은 지난달 25일 인천 SK전에서 홈런 2방으로 박빙의 승부를 승리로 이끌고 지난달 29일 삼성전에서도 8회 극적인 결승 홈런을 날리는 등 결정적인 순간마다 한 방을 날려 팀의 확실한 해결사로 자리매김했다. 송지만은 "큰 경기일수록 긴장을 풀고 임한게 도움이 됐다"며 "현재 페이스가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포스트시즌에서도 자신있다"고 하얀 이를 드러내며 활짝 웃었다. (광주=연합뉴스) 이정진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