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이 다 끝날 때까지는 누가 이길지 아무도 모르죠." 1일(한국시간)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AFLAC챔피언스대회에서 투어데뷔 후 처음 시즌 5승을 달성한 박세리(24.삼성전자)는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의 타이틀 경쟁을 거론하며 시종 자신있는 표정이었다. 이번 우승으로 박세리는 '트리플크라운'(주요 개인기록 3관왕)을 노리는 소렌스탐을 다시 위협하기 시작했고 타이틀 경쟁에 대한 자신감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현재 5개 대회가 남은 가운데 역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은 다승 부문으로, 소렌스탐(6승)을 1승 차로 바짝 추격한 상황. 상금과 올해의 선수 부문에서도 각각 12만2천달러와 30점을 보태고 145만1천509달러와 241.5점을 기록, 선두인 소렌스탐(166만6천306달러. 300점)을 각각 21만4천297달러와 58.5점 차이로 뒤쫓았다. 다승왕 싸움은 마지막까지 치열한 접전이 될 것이고 상금 부문은 소렌스탐이 유리하긴 하지만 남은 대회가 우승 상금이 모두 15만달러를 넘는 비교적 큰 대회들이어서 섣부른 예측은 금물이다. 특히 제주도에서 열리는 나인브리지클래식(총상금 150만달러)은 메이저대회급의투어 최고 상금액 이 걸려 있어 두 선수간 개인기록 쟁탈전의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국내에서 열리는 만큼 박세리에게 여러 모로 유리할 것으로 여겨지는 나인브리지클래식에서 우승하면 무려 22만5천달러의 상금과 함께 올해의 선수 포인트도 크게 보탤 수 있어 박세리에게는 대역전의 기회로, 소렌스탐에게는 선두 굳히기의 주요 고비로서 한 치의 양보도 없을 전망이다. 나인브리지에서 꼭 우승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남은 대회 중 2개를 우승하고 소렌스탐이 1승도 못올린다면 역시 다승과 상금왕의 동시 석권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의 선수 부문은 워낙 차이가 많아 추월하기가 조금 버거울 것으로 보이지만 그래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보겠다는 게 박세리의 각오다. 이 밖에도 역시 소렌스탐이 1위를 달리고 있는 최소 평균타수 기록(69.29타)에도 불과 0.36타 차이로 근접해 있어 이 또한 흥미롭다. 이미 카리 웹(호주), 소렌스탐과 함께 '빅3'로 인정받은 박세리가 한국선수 최초로 신인상 이외의 LPGA 개인 타이틀을 따냄과 동시에 더 나아가 투어 최고 선수로 인정받을 수 있는 호기를 어떻게 살려낼 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기자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