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리앗' 김영현(LG)이 빠진 모래판의 최고 씨름꾼을 가리자." 올 시즌 다섯번째 지역장사대회인 2001세라젬마스타 영암장사씨름대회가 추석연휴기간 전남 영암에서 벌어져 `민족의 최대명절' 한가위를 계기로 모처럼 한자리에 둘러앉은 가족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번 대회는 추석인 1일 단체전을 시작으로 2일 백두장사, 3일 한라장사를 가린뒤 4일 영암장사를 탄생시키고 막을 내린다. 이번 대회는 217㎝의 골리앗 김영현이 3개대회 출전정지처분으로 나설 수 없어 지난 대회까지와는 다른 판도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올 초 혼미를 거듭하던 모래판은 지난달 천안대회에서 김영현이 백두장사와 지역장사를 모두 석권하면서 마침내 춘추전국시대를 마감한 듯한 인상을 남겼었다. 김영현의 결장으로 모래판 정상에 오를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 샅바꾼은 이태현, 신봉민(이상 현대), 김경수, 백승일(이상 LG) 등. 올 시즌 무관인 지난해 천하장사 이태현은 백두장사, 지역장사를 포함해 모두 5번이나 1품(2위)에 그쳤는데 이중 2번이 김영현에게 패한 것이고 특히 천안대회 백두장사 결정전에서는 두 판을 내리 이긴 뒤 김영현의 반칙이 빌미가 돼 역전패했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이태현이 장사 꽃가마를 타는 것은 장담할 수 없다. 이태현은 천안에서 당한 부상으로 병원신세를 지며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현대씨름단 박진태 감독도 "첫 날 단체전에만 내 보낼 생각이다. 백두장사와 지역장사대회에 출전시킬 지 여부는 단체전이 끝난 뒤에 결정할 것"이라고 말해 우승 예감은 다른 선수에게로 넘겨지는 양상. 또 보령대회 백두장사 결정전에서 김영현과 맞붙다 부상한 신봉민도 아직 완쾌되지 않아 정상 컨디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김경수와 백승일, 황규연(신창) 등은 큰 부상없이 꾸준히 연습을 해 왔던 터여서 정상 가능성이 짙어보인다. 한편 단체전에서 3개대회 연속 LG에 우승트로피를 내준 현대는 김영현이 빠진틈을 이용, 4월 보령대회 이후 6개월만에 정상탈환을 노리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제기자 su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