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월드컵구장 중 처음 개장한뒤 잔디관리의 문제점을 드러냈던 울산문수월드컵구장이 또한번 시험대에 오른다. 지난 4월28일 개장 이후 컨페더레이션스컵축구대회와 프로축구 울산 현대의 홈경기를 치르면서 잔디가 심하게 훼손돼 잠정 사용중지됐던 문수구장이 `사용중지라는 소극적인 관리에서 사용후 보수라는 적극적인 관리'로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개장 당시 `세계 축구계의 선물'이라는 찬사를 들었던 문수구장은 주변에 조성된 체육공원과 어우러져 최근 3개월간 월 평균 25만명이 찾을 만큼 시민들의 휴식처로 자리잡았지만 경기장의 핵심인 그라운드의 양잔디는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었다. 즉 경기장 지붕이 관중석의 대부분을 덮고 그라운드가 낮은 곳에 위치한 까닭에 잔디의 생육에 필요한 일조량이 모자라고 통풍이 잘 안된다는 치명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었던 것. 특히 양잔디의 특성상 혹서기에 거의 자라지 않는 상태에서 프로축구 경기를 치러 상당 부분의 잔디가 말라죽자 경기 중단이라는 극약처방을 내리고 특별 관리에 들어갔었다. 하지만 경기장 관리를 맡고 있는 울산시 시설관리공단측은 ▲문제가 발생했던 때에는 기본적으로 양잔디가 자라기에 적합하지 않은 기후였고 ▲잔디를 사용하고 보수하는 일은 다반사이기에 민감하게 반응, 사용하지 않는 극단적인 방법을 써야 되느냐고 반문하고 있다. 또 잔디가 이미 뿌리를 내린데다 기후조건상 크게 훼손될 때가 아니고 설사 훼손된다 하더라도 내년 월드컵까지는 보수할 시간이 충분하며 곧 완성될 1천평 규모의 양묘장에서 보수에 필요한 잔디들을 길러내면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것. 이에 따라 현재 그라운드 중앙과 엔드라인 부근 등 크게 훼손된 부분을 보수한 문수구장은 10월말 2차례의 울산 현대 홈경기를 다시 치르고 또 다시 문제점이 나타나면 보수하는 적극적인 관리방안을 마련중이다. 한 구장관리자는 "문제가 있다고 해서 문을 걸어잠그고 지켜보기 보다는 사용하면서 드러나는 문제점을 보완하는 것이 더 좋다는 판단이다"며 "지금이 잔디 생육의 최적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10월말께면 충분히 개장 당시의 `자태'를 회복할 수 있을것"이라고 자신했다. (울산=연합뉴스) 조준형기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