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안양 LG의 3년차 공격수 박정환(24)이 팀내 최고 공격수로 우뚝 섰다. 박정환은 26일 부산과의 경기에서 볼이 발끝에만 닿으면 그대로 골네트를 흔드는 신들린 플레이를 펼치면 경기 시작 31분만에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비록 팀의 무승부로 빛이 바랬지만 올 시즌 5번째이자 토종선수로는 처음으로 맛보는 짜릿한 경험이었다. 이로써 정규리그 11경기에서 8골을 기록하며 단숨에 팀내 최다득점 및 득점랭킹 5위로 뛰어올라 지난해까지 받은 무명의 서러움을 딛고 기라성같은 선배, 용병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무엇보다도 이날의 활약으로 후반전들어 체력의 한계를 보인다는 주변의 우려를 깨끗이 씻는 동시에 팀내 최고 스트라이커로 조광래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조광래 감독은 또 히카르도와 드라간으로 이뤄진 삼각편대의 정점에 그를 세워 현재 선두를 달리고 있는 수원을 치고 올라 정규리그 우승도 바라본다는 복안이다. 지난 99년 인천대를 졸업한 박정환은 그해 신인드래프트에서 3순위 지명을 받아 안양에 입단했으나 1군 경기에는 한게임에도 출장하지 못할 정도로 프로의 세계는 냉혹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울산과의 안양경기에서 용병 드라간이 부상, 수술차 스위스로 출국한 틈을 타 교체 투입돼 결승골이자 1군 데뷔 첫골을 뽑으며 가능성을 인정받았고 1년여만에 정상급으로 발돋움하게 된 것. 178cm, 68kg의 박정환은 그리 큰 체격은 아니지만 늘 부지런하게 움직이고 볼에 대한 집중력과 승부 근성이 강하다고 주변 사람들은 입을 모으고 있으며, 또 스트라이커이면서도 수비에 뛰어나 수비를 중시하는 안양의 팀 컬러에도 잘 맞는다는 평이다. 박정환은 경기후 "아직은 스타라기 하기엔 너무 부족하다"며 "정규리그에서 팀이 우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봉석기자 anfou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