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복귀를 공식 선언하며 미국프로농구(NBA) 코트로 돌아온 마이클 조던(38)은 한마디로 `농구의 신(神)'이다. 농구 뿐 아니라 '미국 스포츠 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꼽히는 조던은 30억여명으로 추산되는 전세계 농구팬들의 우상이다. 화련한 개인기와 성실한 플레이에다 코트 안팎에서 강한 카리스마로 세계 스포츠팬들을 사로잡은 조던은 은퇴 이후에도 일거수 일투족이 '빅뉴스'로 다뤄질만큼 설명이 따로 필요없는 세기의 슈퍼스타. 농구선수로서 조던은 최고였다. 84년 데뷔 이후 15년 동안 시카고 불스에서만 뛴 조던은 팀의 6차례 미국프로농구(NBA) 정상 정복을 이끌어냈고 그때마다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것을 포함해 12차례 MVP를 차지했다. 10차례 득점왕에 올랐고 '수비베스트5'에 9차례 선정돼 공수를 겸비한 농구 천재로서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1:1 대결에서는 어떤 선수도 수비가 불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은 조던의 현역 시절 공격 루트는 다양하기 짝이 없지만 즐겨 사용한 것은 턴어라운드 페이드 어웨이슛과 점프슛. 상대 수비선수를 등지고 움직이다 전광석화처럼 몸을 180도 회전시키면서 상체를 살짝 젖힌 채 던지는 턴어라운드 페이드어웨이슛은 '알고도 당하는' 조던의 주특기였고 점프슛은 수비가 바짝 따라붙을 때 번개같은 드리블과 슈팅 동작을 결합해 득점을 올리는 가공할 무기였다. 노스캐롤라이나대학 재학시절 이 두가지 무기를 앞세워 조던은 미국대학선수권(NCAA) 정상을 정복했고 NBA 코트도 주름잡을 수 있었다. 특히 조던은 93년 10월 아버지의 피살에 충격을 받아 은퇴, 1년반 남짓 코트를 떠났다가 다시 복귀해 시카고의 NBA 3연패와 자신의 MVP 3연패를 일궈내 '조던 불멸'의 신화를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조던의 위대성은 선수로서 기량이 뛰어난 데 그치는 것이 아니다. 걸핏하면 마약과 음주, 그리고 난잡한 여자관계 등으로 얼룩지곤 하는 여느 미국 스포츠 스타와 달리 조던은 깨끗한 코트 매너와 함께 절제된 사생활로 인기를 한몸에 모았다. 때문에 조던은 NBA에서 심판, 선수, 코칭스태프, 그리고 커미셔너 등 모든 관계자의 한결같은 존경을 받았고 시카고 시민과 미국 국민들에게는 '영웅'으로 칭송받았다. 이같은 인기와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조던은 돈벌이에도 수완을 발휘해 미국 스포츠 사상 가장 많은 돈을 번 선수가 됐으며 나이키가 조던의 플레이를 묘사해 만든'에어조던' 상표의 운동화는 월드베스트셀러 상품의 대명사가 되기도 했다. 98년 미국 경제전문잡지 포츈은 나이키 26억달러, TV중계료 3억6천달러, NBA 상품 매출액 31억달러 등 조던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효과가 연간 100억달러에 이른다고 추산한 바 있다, 이번 복귀 발표에 나이키, 맥도널드, 게토레이 등 조던과 계약하고 있는 업체들은 물론 NBA도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 까닭도 이같은 파급효과 때문이다. 운동생리학, 스포츠마케팅 뿐 아니라 문화인류학의 연구 대상이 되기도 한 조던은 '20세기의 문화 상징'으로 대접받기도 했으나 이번 복귀로 '21세기의 신화'에 도전하는 셈이 됐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