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이 14년만에 정규리그에서 우승할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8개 구단중 가장 안정된 투타의 조화였다. 역할 분담이 확실한 마운드가 최소 실점을 하고 중심 타선 뿐만 아니라 상.하위타선들도 파괴력과 응집력으로 상대 마운드를 공략, 정규리그 정상에 설 수 있었던것이다. 갈베스, 임창용, 배영수 등의 선발진과 김현욱의 중간 허리, 리베라, 김진웅이교대로 마무리를 맡았던 마운드는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 현대의 `철벽 마운드'에 버금가는 것으로 평가받았다. 우선 선발진에서는 임창용이 14승, 배영수가 13승을 각각 거두며 다승 공동 2위와 5위에 올라 팀의 승수사냥에 선봉장 역할을 했다. 특히 지난 5월 영입된 갈베스는 시즌도중 어머니의 병구완 때문에 8월말 미국으로 건너가 10승에 머물고 있지만 내용면에서는 삼성의 실질적인 에이스라 할 수 있다. 갈베스는 자신이 등판한 15경기중 3분의1인 5번을 완투했고 이중 완봉승 2번에완투승 1번을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삼성이 꼭 이겨야 할 경기에서는 어김없이 등판, 팀의 기대에 반드시 보답했고 승률 0.714로 올 시즌 100이닝 이상을 던진 투수중에서는 가장 높다. 특급허리 김현욱 역시 선발과 마무리의 연결다리 역할을 충실히 하며 14홀드를기록, 차명주(두산.18홀드)에 이어 이 부문 2위에 올라있다. 마무리에서는 지난 7월 퇴출됐던 리베라가 전반기까지 확실한 소방수를 했고 후반기들어서는 김진웅이 새로운 `애니콜'로 떠올랐다. 리베라는 퇴출전까지 27세이브포인트를 올려 구원 선두를 질주했고 후반기 리베라를 대신한 김진웅도 한때 7경기 연속 세이브를 올리는 등 팀 승리를 확실히 책임졌다. 반면 이전까지 `대포 군단'으로 불렸던 삼성의 팀 타선은 올시즌 몰라보게 달라진 응집력을 앞세워 공격력이 더욱 강화됐다는 평을 받았다. 팀 타율 2위를 차지한 삼성 방망이는 큰 것 한 방에 의존했던 기존 방식에서 탈피, 주자가 출루하면 상.하위 타선 가리지 않고 진루타 위주의 철저한 팀 배팅으로8개구단 최고의 득점력을 자랑했다. 홈런왕 이승엽마저도 부진할 때면 가차없이 하위타순으로 돌리는 김 감독은 팀운용 방식에 아무리 자존심 센 삼성 타자들도 팀 배팅에 주력하지 않을 수 없었던것이다. 삼성은 18억짜리 FA 타자 김기태가 극심한 슬럼프속에 2군으로 추락했지만 용병마르티네스와 바에르가, 롯데에서 이적한 마해영, 부상에서 회복된 강동우, 신인 박한이 등 새 얼굴들이 기존의 이승엽, 김한수, 진갑용 등과 어우러지면서 상.하위 구분없는 `다이나마이트 타선'으로 거듭났다. 이처럼 삼성이 단 1년사이에 새롭게 변모할 수 있었던 것은 아무래도 '우승 청부사' 김응용 감독의 역할이 가장 컸다. 취임초부터 선수들을 다잡은 김 감독은 임창용의 선발 기용, 김진웅의 마무리전환, 이승엽의 타순 강등 등의 다양한 용병술로 `응석받이' 야구 엘리트들을 명실상부한 `초원의 왕'으로 만들었다. 또한 프런트의 입김이 거세기로 유명했던 삼성 구단이 올시즌에는 사령탑에 전권을 위임한 채 음지에서 꾸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것도 14년만에 이룩한 삼성우승의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원기자 lees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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