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프로야구에서 투수 부문 개인 타이틀 기록이 사상 최악의 `흉작'을 예고하고 있다. 팀 당 4∼8경기씩 남겨놓은 24일 현재 아직도 오리무중인 투수부문의 개인 타이틀 경쟁이 뜨겁게 달아올라 있지만 내용면에서는 누가 주인이 되든 사상 최악의 성적으로 타이틀을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먼저 4명이 혼전을 벌이고 있는 다승 부문. 손민한(롯데)이 15승으로 한 걸음 앞서가고 임창용(삼성), 임선동(현대), 신윤호(LG)가 1승 차로 뒤를 쫓고 있는 형국이지만 16승 정도에서 다승왕이 결정될 것으로 보여 지난 93년 최소 승수(17승)로 타이틀을 차지한 조계현(당시 해태.두산)에도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투수의 기량을 가름하는 가장 객관적인 지표인 방어율에서 투수들의 부진은 더욱 두드러진다. 현재 이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는 신윤호의 방어율은 3.15로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3점대 방어율왕이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신윤호의 방어율은 불과 3년 전인 98년만 해도 10걸 안에도 들지 못하는 부진한 기록으로 올시즌 두드러진 타고 투저 현상이 정상급 투수들에게도 예외는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시즌 내내 불안한 피칭으로 감독들을 애타게 했던 구원 부문에서도 현재 공동선두인 신윤호와 진필중(두산.이상 30세이브포인트)이 90년대 들어서는 92년 송진우(25세이브포인트.한화)에 이어 가장 저조한 성적으로 타이틀을 차지할 것이 유력하다. 또한 승률 공동 선두(0.718)에 올라있는 손민한(롯데)과 갈베스(삼성)도 83년 0.682로 타이틀을 차지한 이길환(당시 MBC) 이후 18년만에 가장 `불안한' 승률왕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승률 8할 이하로 타이틀을 차지한 것은 이길환과 90년 선동열(0.786, 해태), 98년 김수경(0.750, 현대) 등 지금까지 3차례에 불과하다. 반면 용병 에르난데스(SK)만이 시즌 204개의 탈삼진을 기록하고 있어 84년 최동원(한화 코치.당시 롯데)이 거둔 한시즌 최다 탈삼진(223개) 기록에 도전하고 있어 다소의 체면을 세워주고 있을 뿐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