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28.LA 다저스)는 21일(한국시간) 애리조나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에서 구원투수 제시 오로스코의 난조 때문에 아쉽게 승리를놓쳤지만 최근 일었던 주변의 입방아를 상당부분 불식시킬 것으로 보인다. 올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획득하게 되는 박찬호가 후반기 부진을 거듭하자 구단 안팎에서 비난 여론이 쏟아졌던 상태. 특히 그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가 짐 트레이시 감독의 용병술에 강한 불만을 터뜨린 것이 화근이 돼 LA 타임스 등 지역 신문마저 등을 돌려 박은 사면초가의 신세가 됐다. 그러나 박은 이날 애리조나를 상대로 빛나는 투구를 펼쳐 비판적이던 현지 언론들도 더이상 토를 달기 쉽지 않게 됐다. 이날 경기는 최근 다저스가 5연패에 빠진 가운데 서부지구 1위팀과 맞붙어 팀 입장에서나 개인적으로 더없이 중요했던 한 판이었다. 시즌 막판 승부처에서 등판한 박찬호는 부담이 없을 리 없었겠지만 실력으로 자신의 진가를 입증한 셈이다. 올 시즌 FA가 되는 박찬호가 내년에도 다저스 유니폼을 계속 입을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현지 언론들은 박찬호가 로스앤젤레스를 떠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박찬호가 다저스를 떠나든, 남든 중요한 것은 자신이 가진 실력이다. '메이저리그의 용병'일 수밖에 없는 박찬호는 정상급 투수의 기량을 객관적으로 입증해야만 어느 팀에 가더라도 제대로 대접을 받을 수 있다. 크고 작은 부상속에도 애리조나의 강타선을 무력화시킨 박찬호의 이날 투구는 자신에게 쏟아지던 주변의 곱지않은 시선을 어느정도 털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여 더욱 빛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기자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