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프로야구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중의 하나는 도무지 믿을만한 마무리 투수가 드물다는 것이다. 한화와 기아, 롯데 등이 시즌 내내 부진한 소방수들 때문에 애를 태웠고 두산의 진필중, 현대의 위재영, SK의 조웅천 등도 이런 저런 이유로 예년에 비해 부쩍 불안한 모습이 뚜렷하다. 이런 와중에서 그나마 팀의 뒷문을 든든히 지켜왔던 삼성 김진웅과 LG 신윤호마저 시즌 막판들어 흔들리고 있는 모습이 역력해 마무리 불안은 8개 구단 공통의 고민이 됐다. 김진웅은 13일 기아와의 경기에서 7-4로 앞선 7회 등판했지만 3점차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5실점, 7-9의 역전패를 헌납했다. 기록상으로는 마무리로 돌아선 뒤 두달여만의 첫 패배여서 크게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9일 LG전에서도 아웃카운트 하나 잡아내지 못하고 안타 2개와 볼넷 2개로 3실점하는 등 8월의 위력적인 피칭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지난 시즌에도 정규리그에서 맹활약했던 마무리 임창용이 막상 포스트 시즌에서는 제 몫을 못해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한 경험이 있는 삼성으로서는 눈앞에 둔 정규리그 우승에 들뜰 형편이 아니다. `불패 카드' 신윤호의 역투로 끈질기게 4강 희망을 이어가던 LG는 상황이 더욱급박하다. 신윤호는 전날 현대전에서 3-2로 앞선 8회 2사 1.2루에서 심정수에게 동점타를맞아 무승부를 허용하며 다 잡은 승리를 놓치는 등 최근 결정적인 순간에서 제 몫을 못해주는 경우가 잦아졌다. 7일 삼성전에서 신윤호는 8회 동점타에 이어 9회 결승 홈런을 두들겨 맞았고 11일에도 5-5 동점이던 8회 폭투 2개와 홈런 1개를 포함한 집중 3안타를 두들겨 맞으며 5실점해 패전의 멍에를 뒤집어 썼다. 이에 따라 시즌 내내 2경기당 1번 등판하면서도 정신력으로 페이스를 유지해오던 신윤호가 한계에 다다른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섞인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