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까지 이승엽(삼성)이 주도하던 프로야구홈런레이스가 시즌 막판 용병들의 2파전으로 돌변했다. 프로야구 최고의 외국인선수로 평가받는 `수입 갈매기' 펠릭스 호세(롯데)와 `흑곰' 타이론 우즈(두산)는 9월들어 연일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홈런과 타점, 그리고나아가 최우수 선수(MVP)까지 한 치의 양보없는 접전을 펼치고 있다. 최근 3경기 연속 홈런을 쏘아올린 호세는 시즌 35호로 얼마전까지 이 부문 선두를 다투던 이승엽(32호.삼성)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수위를 달리고 있고 한 때 이들에 5개 이상 뒤져있던 우즈도 최근 11경기에서 7개의 홈런을 몰아치는 무서운 뒷심으로 단숨에 단독 2위(33개)로 부상했다. 반면 8월말 극심한 체력저하로 코피까지 쏟았던 이승엽은 용병들 틈바구니에서아직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유일한 '토종 슬러거'라는 이유로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이승엽은 심리적인 압박감으로 인해 홈런레이스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는 상태다. 홈런과 더불어 관심이 집중되는 타점에서는 우즈가 호세를 제치고 한 걸음 앞서나가고 있다. 최근 4경기에서 무려 10개의 타점을 보탠 우즈는 시즌 타점 102개로 프로야구최초로 4시즌 연속 100타점 고지에 오르며 일약 이 부문 선두로 뛰어올랐고 99개를기록중인 호세가 3개 차로 추격중이다. 우즈가 최근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면서 타격 5관왕(타격.홈런.타점.장타율.출루율)을 넘보며 MVP 후보로 거론되던 호세의 아성도 위협하게 됐다. 더욱이 우즈는 98년 막판 이승엽을 제치고 홈런왕과 타점왕에 오르며 MVP 타이틀까지 거머쥔 전례가 있어 만약 우즈가 타점에 이어 홈런 타이틀까지 차지한다면다시 한번 MVP의 영예는 우즈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홈런과 타점, MVP 등 최고타자를 가리는 방망이 싸움이 호세와 우즈의 2파전으로 좁혀진 가운데 이승엽이 막판 역전극을 펼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