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특급' 박찬호(28·LA 다저스)가 빼어난 피칭을 보이고도 팀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아쉽게 시즌 14승 사냥에 실패했다.


박찬호는 6일(한국시간) 콜로라도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미국 프로야구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7이닝 동안 피안타 3개와 볼넷 3개만 허용하며 1실점(비자책)하는 완벽 투구를 선보였다.


삼진도 5개를 빼내 시즌 2백 탈삼진에 불과 3개만 남겨 뒀다.


박찬호는 7회말까지 던진 후 팀이 0 대 1로 리드당한 8회초 공격에서 대타로 교체됐다.


LA는 9회초까지 0 대 2로 뒤져 패색이 짙었지만 9회초 타선이 폭발하면서 대거 7득점,7 대 2의 대역전승을 거두었다.


시즌 13승9패를 유지한 박찬호는 2백이닝을 돌파하고 시즌 방어율을 3점대(3.05)에서 다시 2점대(2.99)로 낮추는 데 만족해야 했다.


박찬호가 잘 던지면 팀 타선이 침묵하는 '희안한 징크스'는 이날도 되풀이됐다.


LA 타선은 당초 박찬호보다 한 수 아래로 여겨지던 콜로라도 선발 톰 존슨의 구위에 눌려 8회까지 2안타만 기록하는 빈공에 허덕였다.


3루까지 진출한 주자가 한명도 없을 정도였다.


박찬호가 물러난 8회말 콜로라도의 2번 제프 오티스가 LA의 바뀐 투수 멀홀랜드의 초구를 강타해 솔로홈런을 뽑아내며 2 대 0으로 앞섰을 때만 해도 경기는 그대로 끝나는 듯싶었다.


그러나 LA는 9회초 선두타자인 9번 데이브 한센이 볼넷으로 출루하면서 대역전극의 서막을 예고했다.


2번 마크 그루질라넥이 좌측 담장 상단을 맞히는 홈런성 2루타를 뿜어내며 2 대 1로 추격했다.


계속된 1사 만루 찬스에서 에릭 캐로스가 2루수 옆을 꿰뚫는 깨끗한 2타점 적시타를 작렬시키며 3 대 2로 경기를 뒤집었다.


콜로라도는 이후 2루수 실책으로 1점을 헌납한 뒤 7번 폴 로두카에게 3점 홈런까지 허용하며 무너지고 말았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