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나라, 간판 스타들이여.' 피말리는 4강 싸움에 하루 하루가 힘겨운 한화, 기아, SK, LG, 롯데 등 하위 5개 팀들이 제 몫을 해줘야 할 주축 선수들의 부진에 울고 있다. 우선 가장 눈에 띄게 페이스가 떨어진 선수는 며칠 전까지 수위 타자를 질주하던 SK 에레라. 최근 5경기에서 2할에도 미치지 못하는 빈타에 허덕이며 타율 부문에서 3위로 내려 앉은 에레라는 23일 롯데전에서도 무안타에 그친채 내야 땅볼로 1타점을 올리는 데 그쳐 코칭 스태프의 애를 태웠다. SK는 선발 오상민의 6이닝 무실점 역투에도 불구하고 에레라가 1회와 6회, 8회의 득점 찬스를 살리지 못한 것이 빌미가 돼 4-5로 역전패, 4연승의 기회를 아쉽게 놓쳐야 했다. 5연패의 궁지에 몰려있는 기아는 마운드의 붕괴에 시즌 내내 공격을 이끌었던 산토스의 부진까지 겹쳐 속앓이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 팀 공격의 대부분을 전담해오던 산토스는 최근 5경기에서 1할대(15타수 2안타)의 타율에 타점은 단 한개도 기록하지 못하고 있고 특히 3번 장성호가 만들어 놓은 득점 찬스를 매번 무산시키며 오히려 공격의 맥을 끊어놓는 애물단지로 전락해 퇴출까지 신중하게 검토되고 있다. 한화도 팀의 기둥인 장종훈에 이어 `황금 독수리' 송지만까지 방망이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아 고민이다. 22일 경기는 한화의 고민이 그대로 드러난 경기. 장종훈은 선발에서 제외됐고 송지만은 득점 기회마다 삼진과 병살타, 내야 땅볼 등으로 무기력하게 물러나며 이광환 감독을 실망시켰다. LG도 시즌 내내 부실한 마운드를 혼자 끌어오다시피 하던 신윤호가 최근 불안한 모습을 보여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21일 경기에서 2타점 적시타를 허용했지만 타선의 도움으로 구원승을 거뒀던 신윤호는 23일 경기에서도 6회 1사 만루에서 등판해 볼넷과 안타 등으로 3점을 내주며 역전패의 단초를 제공, 특급 소방수의 위용을 잃어가는 느낌이다. 호쾌한 타격으로 상승세에 있는 롯데도 팀의 정신적인 지주인 박정태가 좀처럼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해 걱정이다. 롯데는 박정태만이 유독 1할대의 극심한 타격 침체를 보이고 있지만 경기 외적인 면에서도 커다란 역할을 하는 박정태이기에 선발 출장에서 제외하지도 못한 채 고심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간판 선수들의 부진에도 전날 극적인 역전 3점 홈런을 날린 얀(롯데)과 이진영(SK), 김태균(한화) 등 기대하지 않았던 선수들의 활약으로 귀중한 1승씩을 거두고 있지만 유독 기아만은 이런 선수마저 없어 연패에 허덕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