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속 우승으로 명예회복을' 올 시즌 마지막 메이저 골프대회인 PGA챔피언십 3연패를 노리는 타이거 우즈(25.미국)의 앞길에 '청신호'가 켜졌다. 우즈는 지난해 10승을 올리며 1953년 벤 호건 이후 한 시즌 3개의 메이저 타이틀을 휩쓴 최초의 선수로 기록돼 기량이 절정에 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기세를 몰아 올시즌 첫 메이저인 마스터스대회에서도 정상에 서며 사상초유의 메이저 4연속 우승 기록을 세운 우즈는 특히 메이저에서 만큼은 '무적'으로 군림해왔다. 그러나 우즈는 US오픈에서 12위에 머무르며 메이저 5연속 우승과 대회 2연패 달성에 실패했고 지난달 브리티시오픈에서도 2연패는 커녕 공동 25위로 메이저대회 최악의 성적을 내고 말았다. 특히 우즈의 그늘에 가려 '2인자'로 머물렀던 데이비드 듀발(미국)이 메이저 징크스를 떨쳐내자 일부에서는 이제 우즈의 독주시대는 가고 메이저대회에서도 '춘추전국시대'가 시작됐다는 성급한 분석을 내놓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번 PGA챔피언십 만큼은 사정이 다르다. 애틀랜타어슬래틱 하일랜즈코스의 코스 길이와 넓은 페어웨이, 느리고 부드러운그린 등이 장타를 앞세운 우즈의 플레이스타일에 딱 들어맞는다는 것. 81년 대회를 개최했던 이 코스는 이후 파를 72에서 70으로 줄이는 대신 코스 길이는 7천213야드로 대폭 늘려 웬만한 장타자가 아니면 좋은 스코어를 내기 힘들도록 개조했다. 이 때문에 5개 파4홀의 길이가 450야드를 초과했고 특히 18번홀은 490야드나 돼 대회 역사상 가장 긴 파4홀이 됐다. 또 2개의 파5홀이 무려 540야드를 넘는다. 또 우즈는 US오픈과 브리티시오픈에서 좁은 페어웨이와 딱딱한 그린 때문에 거의 드라이버를 사용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페어웨이도 확 트였고 그린 상태도 부드러워 특유의 장타를 마음껏 과시할 수 있게 됐다. 코스의 길이가 길어졌고 드라이버도 마음껏 쓸 수 있게 된 점은 그 어느 때보다 우즈의 3연패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즈의 라이벌들도 장타 대결에서 승부가 갈릴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견해에 동감하고 있다. US오픈 챔피언 레티프 구센(남아공)은 "이 코스는 완벽하게 우즈를 위해 설계됐다"고 했고 듀발도 "장타자들에게 적합한 코스"라며 여운을 남겼다. 이제 우즈에게 남은 마지막 장애물은 길게 자란 '버뮤다 러프'. 지난 2개 메이저대회에서 그를 괴롭혔던 러프의 극복 여부가 우즈의 3연패에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기자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