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가 16일(이하 한국시간) 유럽의 강호 체코에 참패를 당하는 사이 일본축구는 또 한번의 쾌승을 엮어냈다. 지난 6월 2001 컨페더레이션스컵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주가를 높였던 일본은 15일 밤 시즈오카현에서 열린 아시아-오세아니아 챌린지컵에서 호주를 3-0으로 완파, 최근 2차례 대결에서 연승을 거두며 전력 급상승을 입증했다. 2002 월드컵 예선 플레이오프에 진출, 남미 5위팀과의 결전을 앞둔 호주로서는 전력 점검과 함께 컨페드컵 준결승에서의 패배를 설욕하기 위한 일전이었다. 호주는 잉글랜드 리즈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하는 해리 키웰과 마크 비두카가 빠지고 신예들을 대거 기용했다. 일본도 전술의 핵인 나카타 히데토시(이탈리아 파르마)를 비롯해 오노 신지(네덜란드 페예누르드), 이나모토 준이치(잉글랜드 아스날)등 해외파들이 제외돼 어느쪽이 유리하다고 예측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일본은 야나기사와 아쓰시와 핫토리 도시히로, 나카야마 마사시 등이 연속골을 터뜨리며 두터운 선수층을 과시했고 특유의 탄탄한 수비력으로 단 1골도 내주지 않았다. 일본축구의 강점은 지난 3월 프랑스와의 원정경기 0-5 참패를 계기로 팀을 재정비한 이후에는 언제, 어떤 팀을 만나도 흔들리지 않고 제 색깔을 잃지 않고 전술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고무줄같은 조직력을 가진 5명의 수비수들은 컨페드컵에서 단 1골만을 내준 것을 비롯해 지난달 초 기린컵대회에서도 남미의 파라과이와 유럽의 유고에 1골도 내주지 않고 연파하며 우승을 차지, 전력의 안정감을 더해 주고 있다. 이는 유럽팀만 만나면 포백 수비라인이 어이없이 무너져 대량실점을 하고 마는 한국의 수비와 대조를 이룬다. 한국은 컨페드컵대회 프랑스전 0-5 패배에 이은 예선탈락, 16일 체코와의 친선경기 0-5 대패 등 거스 히딩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유럽팀에 4전전패를 당하면서도 수비에서의 약점이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아직 베스트 멤버를 구성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실험단계라고는 하지만 수비진의 불안은 월드컵 16강 진출이라는 목표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축구계 일부에서는 수비라인에 베스트 멤버가 짜여지지 않아 여러 선수가 뛴데다 생소한 포백라인을 쓰다보니 제대로 조직력을 갖추지 못한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히딩크 감독은 "올해 말까지 새로운 선수들을 발굴한 뒤 내년 1월 정예멤버를 구성하겠다"고 밝혔지만 축구계 일각에서는 "선수층이 빈약한 우리의 현실속에서 아직도 테스트를 할 선수가 남아 있느냐"는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여기다 히딩크 감독은 치료나 휴가 등의 명목으로 국내보다는 고향인 네덜란드에 머무는 것을 선호하고 있어 일각에서는 선수들의 면면이나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고개를 갸우뚱하는 시선도 있다. 히딩크 감독은 이번 유럽 전지훈련이 끝난 뒤에도 선수단과 함께 귀국하지않고 해외파 점검을 이유로 보름정도 유럽에 더 남아있을 계획이다. 월드컵이 1년도 못남은 상황에서 기존 선수들의 조직력을 다지는데도 시간이 절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월드컵 공동개최국인 한국과 일본의 명암이 개막도 하기전에 벌써부터 엇갈리고 있다는 사실에 축구팬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