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암 대회를 없애라' 미국 PGA프로들 사이에서 프로암대회 자체를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지난 10일자로 보도했다. 프로암대회는 프로골프대회를 시작하기 전날 참가비를 낸 아마추어와 프로들이 동반 라운드하는 것을 말한다. 아마추어들은 세계 최정상의 프로골퍼와 라운드하면서 한 수 배울 수 있는 장점이 있고 프로들은 대회 코스를 답사한다는 이점이 있어 메이저대회를 제외한 모든 대회에서 시행되고 있다. 대회 주최측은 프로암 참가비로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 미 PGA투어 프로암에 참가하려면 1인당 평균 3천6백달러(약 4백60만원)에서 1만1천달러(약 1천4백만원)를 지불해야 한다. 갤러리 입장료로 1백만달러 정도밖에 확보하지 못하는 대회 주최측으로서는 총 경비의 20%를 웃도는 프로암 참가비용이 만만찮은 수입원이다. 참가자의 절반 이상은 접대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 몫이다. 그러나 대회 주최측이 '돈벌이'에 급급한 나머지 돈만 내면 초보골퍼들까지 프로암대회에 참가시켜 비난을 사고 있다. 비기너들과 라운드할 경우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다 리듬을 잃어버려 프로들은 다음날 대회에 큰 지장을 받는다. 세계랭킹 2위 필 미켈슨(31)은 '프로암 데이'를 "매우 위험스러운 날"이라고 말한다. 투어 통산 10승 경력의 마크 맥컴버(50)는 1백50타를 넘게 친 아마추어와 라운드한 적이 있는데 한 번은 이 아마추어가 드라이버로 친 볼이 티잉그라운드 뒤로 날아갔다. 스티브 페이트(40)는 아마추어가 친 볼에 자신을 포함해 3명의 동반자가 모두 맞는 '진기한' 경험을 하기도 했다. 리 잰슨(37)은 지난 5월 캠퍼오픈 프로암에서 동반 아마추어의 부주의한 스윙으로 거의 머리를 맞을 뻔했다. 프로암대회에 대한 가장 큰 불만은 자발적인 행사가 아니라는 데 있다. PGA투어 규정에는 상위 40위 이내 선수는 의무적으로 프로암대회에 출전토록 돼 있다. 이를 어길 경우 5만3천달러의 벌금과 함께 대회 출전자격 박탈 등의 중징계가 내려진다. 프로암대회에 대한 프로골퍼들의 불만이 높아지자 개선책이 잇따라 마련되고 있다. 시니어 PGA투어측는 프로암 라운드 시간을 4시간30분으로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다. 또 어떤 대회는 아마추어의 핸디캡을 확인하기 위해 미리 '스윙 검사'를 하는 경우도 생겨났다. PGA투어측은 타이거 우즈나 데이비드 듀발 등 '빅 스타'들에게 동반 아마추어와 티오프 시간의 선택권을 부여하는 등 방안을 강구 중이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