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기현(벨기에 안더레흐트)이 한국선수로는 처음으로 유럽축구 클럽최강전인 챔피언스리그에 출전, 득점까지 성공시키며 '설 붐'을이어갔다.


안더레흐트의 설기현은 9일(이하 한국시간) 스웨덴에서 열린 할름슈타트와의 2001-2002 챔피언스리그 3라운드 원정경기에서 0-1로 뒤진 후반 11분 동점골을 잡아내며 팀의 3-2 역전승에 기여했다.


지난해 8월 앤트워프에 입단했다가 올시즌 개막을 앞두고 2000-2001 벨기에리그(주필러리그) 우승팀 안더레흐트로 이적한 설기현은 이로써 한국인 챔피언스리그 첫출전 및 첫 득점의 영광을 동시에 누렸다.


또한 설기현은 지난 5일 자국리그 슈퍼컵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화려한 신고식을 한데 이어 이날 역전승의 발판이 된 동점골을 뽑아내 팀에서 주전 스트라이커로서의 입지를 굳힐 전망이다.


이날 스타팅 멤버로 출전한 설기현은 전반 13분 스벤손에게 선제골을 내 주며 0-1로 끌려가던 후반 11분 마크 헨드릭스의 크로스패스를 점프하며 머리로 강하게 받아 골그물을 흔들어 1-1 동점을 만들었다.


안더레흐트는 이후 한골씩을 주고 받아 2-2로 팽팽히 맞선 후반 38분 이비차 모르나르가 결승골을 뽑아내며 3-2로 이겼다.


설기현은 이날 전반 원톱으로 기용됐으며 후반들어 알바니아 출신 공격수 하시아로나와 투톱으로 호흡을 맞추며 공격을 이끌다 후반 35분께 교체됐다.


설기현은 "비가 온데다 상대수비가 거칠어 경기가 잘 안풀렸지만 한 번 주어진찬스에서 득점에 성공, 팀이 상승세를 탔고 결국 이기게 돼 기쁘다"며 "이제 팀에서2경기를 뛰었을 뿐이기에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한다는 자세로 경기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설기현은 11일(이하 현지시각) 전 소속팀이던 앤트워프와 자국리그 개막전을 치른 뒤 다음날 네덜란드 대표팀 전지훈련단에 합류할 예정이며 22일 홈에서 할름슈타트와 챔피언스리그 2차전을 치른다.


한편 히바우두(바르셀로나)는 폴란드 비슬라 크라코프와의 경기에서, 마이클 오언(리버풀)은 FC하카와의 경기에서 나란히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4-3과 5-0 승리를이끌었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기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