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가 무원칙한 인사의 여파로 어수선하다. 지난 달 프로야구 심판중 유일한 원년멤버이자 최다출장기록을 보유했던 이규석씨가 석연찮은 이유로 옷을 벗은 가운데 KBO가 이씨를 내년 시즌 경기운영위원으로 위촉할 뜻을 밝히자 이번에는 기존 운영위원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선 것. 경기 외적인 이유로 국내 프로야구에서 가장 명망높은 심판을 내보낸 KBO는 외부 눈길이 곱지 않자 시즌 중반에 물러난 이씨에게 올시즌 연봉을 모두 지급하고 내년 경기운영위원 자리를 약속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규석씨가 내년 시즌 경기운영위원이 된다면 현재 4명의 운영위원 중 1명은 물러날 수 밖에 없다. 시즌 중반에 운영위원 교체설이 터져 나오면서 기존 운영위원들이 동요하자 KBO는 운영위원을 5명으로 늘리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위인설관(爲人設官)'이라는 비난이 뒤따를 것이 분명해 확실한 입장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KBO 경기운영위원제도는 지난 96년 `박재홍 타격폼 파동'으로 심판의 권위가 땅에 추락하자 '97시즌부터 도입된 제도다. 경기 감독관 성격을 띤 운영위원은 97년 3명이 선임됐다가 98년부터 4명으로 늘어났고 현재는 프로야구 감독 출신 2명과 심판 출신 2명이 전 경기를 관리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기자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