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만 도와준다면 해볼만 해요" 요원하기만 했던 김미현(24.KTF)의 메이저대회 첫 우승이 눈앞에 보이기 시작했다. 김미현은 5일(한국시간) 끝난 브리티시여자오픈대회(총상금 150만달러) 3라운드에서 장대비가 퍼붓는 악조건을 극복하고 오히려 선두 카트리오나 매튜(영국)와의 차이를 1타로 줄였다. 현재 8언더파 208타를 기록중인 김미현의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은 지난해 US여자오픈에서의 공동 4위. 특히 올 시즌은 '톱10'만 9번에 연장전에서 2번이나 우승을 놓치는 등 유난히 우승컵과 인연이 멀었기에 메이저대회에서 약했던 징크스와 시즌 첫승의 갈증을 한꺼번에 풀려는 김미현의 각오는 독기마저 서려있다. 현재 컨디션이 좋고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지만 문제는 날씨. 매튜와 함께 마지막조로 출발한 김미현은 오후부터 쏟아진 비 때문에 손해를 많이 봤다. 오전 조로 출발한 카리 웹(호주) 등이 좋은 성적을 올리며 상위권에 진입한 반면 김미현은 10번홀까지 버디 3개, 보기 1개로 잘 나가다가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한 11번홀 이후 보기 2개를 더하고 버디는 겨우 1개로 고전했다. 매튜도 전반에 이글 1개, 버디2개로 독주 체제를 갖추는가 했으나 비가 내린 후반에 버디는 고작 1개에 보기를 5개나 범하며 무너진 것은 불행 중 다행이었다. 이러한 점은 이번 대회 들어 김미현에게 운도 어느 정도 따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데다 메이저대회에서 3라운드를 공동 2위로 마친 적도 없어 어느 때보다 유리한 조건이다. 또 김미현은 마지막날 재니스 무디(영국)와 함께 끝에서 두번째 조로 티오프하는데 스테이트팜레일클래식에서 투어 첫승을 올릴 때 최종 라운드를 함께 한 상대가 무디였던 점도 '행운의 신호'처럼 여겨진다. LPGA 처녀 우승의 순간을 함께 했던 파트너를 다시 만난 김미현이 처음 밟은 영국땅에서 꿈에도 그리던 메이저 우승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버크셔=연합뉴스) 이승우기자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