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토종의 자존심' 김도훈(전북 현대)이 '3마리 토끼 몰이'에 나섰다. 정규리그 12경기만에 첫 승을 올린 전북의 화려한 도약을 이끌며 2년만의 득점왕과 '히딩크호'의 붙박이 스트라이커 자리를 꿰차겠다는 '욕심'이다. 2001 포스코 K-리그가 반환점에 다다른 2일 현재 득점랭킹에서 김도훈은 5골로 선두 파울링뇨(8골.울산)와 3골차 8위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지난해 해트트릭과 국내 최다타이인 8경기 연속골을 몰아친 저력과 여름에 유독 강한 면모를 감안하면 2연속 득점왕도 그다지 어렵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도훈 자신도 1골, 1어시스트를 기록한 1일 울산전 후 "늦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라며 득점왕에 대한 야망을 숨기지 않았다. 특히 울산전은 김도훈은 물론 전북의 도약 가능성까지 제시했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김도훈은 정규리그 초반 박성배의 쇄골부상으로 '도우미'가 없어 전방에서 외로운 싸움을 펼쳐야 했다. 하지만 박성배가 사이드 어태커로 복귀한 데다 브라질 용병 아리넬슨과 비에라에 이어 대전에서 뛰던 아킨슨까지 공격에 가세, 상대의 집중 마크에 시달리던 김도훈의 숨통을 텄다. 더구나 지난해 1월 울산으로 갔던 공격수 하은철의 원대복귀와 가공할 중거리포를 지닌 국가대표 출신 수비형 미드필더 서동원의 합류는 김도훈으로서는 천군만마를 얻은 격이 됐다. 팀이 안정을 찾게된 만큼 김도훈은 8월 대표팀의 유럽원정에서 득점포를 재가동해 국내 최고 몸값을 하겠다는 각오다. 올해 컨페더레이션스컵 때 부진했던 그는 "월드컵은 선수들의 꿈이다. 꼭 그 무대를 밟아 골을 넣고 싶다"고 말했다. 김도훈이 전북의 상승세를 주도하면서 토종 득점왕과 함께 대표팀 골게터로서의 면모를 되찾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전주=연합뉴스) 김재현기자 jah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