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특급' 박찬호(28.LA 다저스)가 눈부신 호투로 시즌 9승을 생애 첫 무사사구 완봉승으로 장식했다. 박찬호는 19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9이닝동안 사사구를 하나도 내주지 않은 반면 삼진은 9개를 빼내고 2안타 무실점으로 막는 빼어난 투구로 팀의 5-0 승리를 이끌었다. 이전 경기에서 3⅓이닝동안 7실점하며 시즌 최악의 피칭을 했던 박찬호는 이날 완벽에 가까운 투구로 6경기만에 승수를 쌓으며 시즌 9승6패를 기록했고 3.20까지 치솟았던 방어율도 3.00으로 낮췄다. 이날 110개의 공을 던진 박찬호는 77개가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하는 완벽한 제구력이 돋보였고 상대 타자의 몸쪽으로 과감하게 파고드는 직구와 낙차 큰 변화구도 일품이었다. 박찬호는 3회 로레타에게 우전안타를 내줬고 4회 섹슨에게 톰 굿윈의 실책성 안타를 내준 것을 제외하면 5회부터는 단 한 타자도 1루에 내보내지 않으며 밀워키 타선을 압도했다. 타석에서도 3타석 2타수 1안타로 활약한 박찬호의 완봉승은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2번째로, 지난해 9월30일 샌디에이고 파드레스를 상대로 첫 완봉승을 거뒀을 때는 볼넷을 1개 허용했다. 특히 후반기로 갈수록 페이스가 좋아지던 예년의 경우를 볼 때 박찬호가 이날의 기분좋은 승리를 발판삼아 연승 행진을 시작, 멀어져가던 20승 고지에 오르는 데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심기일전한듯 수염을 말끔히 깎고 마운드에 오른 박찬호는 1회초를 삼자 범퇴로처리하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다저스 타선도 1회말 그루질라넥의 안타와 개리 셰필드의 몸맞는 공으로 만든 1사 1.2루의 찬스에서 상대 실책으로 간단히 1점을 뽑아 쉽게 경기를 풀어나가는 듯했다. 선취점을 뽑기는 했지만 박찬호는 야수의 어이없는 실책 등이 겹치면서 이후 4회까지 연속해 위기를 맞았다. 2회초 좌익수 로두카의 실책으로 맞은 무사 2루와 3회 1사 2루, 4회 굿윈의 실책성 안타로 2사 2루의 위기를 각각 맞았지만 박찬호는 삼진을 섞어가며 효과적인 투구로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반면 박찬호의 호투가 이어지는 동안 다저스의 타선은 철저하게 무력해 추가 득점하지 못했다. 다저스는 2회부터 5회 2사 이후 박찬호가 중전 안타를 뽑아낼 때까지 상대 선발앨런 레브롤트의 구위에 눌려 단 한번도 진루하지 못하며 박찬호의 어깨를 무겁게했다. 살얼음판 같던 승부가 다저스쪽으로 완전히 기운 것은 7회. 다저스는 1사후 크루터가 끈질긴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나갔고 알렉스 코라가우전 안타를 때리면서 1,2루의 찬스를 얻었다. 이어 타석에 선 박찬호가 다시 볼넷을 골라 만든 1사 만루에서 1번 굿윈이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때렸고 3루에 있던 박찬호가 그루질라넥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때 홈을 밟으며 다저스는 4-0으로 앞서나갔고 8회 숀 그린이 1점 홈런을 터트려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박찬호는 경기 후반에 가서도 스피드가 줄지 않은 150㎞대의 직구와 폭포수같은 커브로 상대 타선을 요리했고, 9회 벨리아드와 대타 쿨바를 삼진으로 연속 처리하면서 생애 첫 무사사구 완봉승을 일궈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