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이어서 벙커 모래가 젖어 있는 수가 많다. 모래가 축축하면 그린사이드 벙커샷을 할 때 맑은 날과는 다른 테크닉을 써야 한다. 모래가 물기를 머금어 단단하면 샌드웨지가 모래 속으로 잘 들어가지 않는다. 따라서 평소처럼 페이스를 열고 볼 뒤를 가격했다가는 까딱 잘못하면 '플랜지'(샌드웨지 바닥의 넓적한 부분)가 모래 위를 바운드하면서 볼이 멀리 달아나버릴 수 있다. 웨지가 모래 속을 뚫지 못하고 바로 볼을 맞힐 가능성이 많다는 얘기다. 물론 프로골퍼들은 비 속에서도 페이스를 연 채 모래를 얇게 떠내 평소와 같은 벙커샷을 할 수 있으나 아마추어들에게는 무리다. 아마추어들은 이 경우 페이스를 열지 말고 스퀘어로 유지한 채 '블레이드'(리딩에지)로 볼 뒤를 쳐주어야 한다. 그래야 샌드웨지가 단단한 모래를 파고들어 원하는 벙커샷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가능하면 맑은 날보다 볼에 더 가까운 지점을 쳐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젖은 모래에서 이런 벙커샷에 익숙지 않다면 웨지를 들고 볼부터 맞히는 칩샷을 구사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물론 턱이 낮을 경우엔 퍼터를 들어도 무방하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