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대표팀의 스트라이커 설기현(벨기에 RSC 안더레흐트)이 유럽최고의 클럽팀을 가리는 챔피언스리그 출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설기현이 다른 스카우트 제의를 뿌리치고 이달 초 안더레흐트를 선택한 것은 이 팀이 벨기에리그 우승팀으로서 2001-2002 챔피언스리그에 출전권을 확보해 놓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선수로서는 처음으로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할 기대에 부풀어 있는 설기현으로서는 우선 팀내에서 동료들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이겨 주전 자리를 확보하는 것이 최대의 관건이었다. 그런데 최근 안더레흐트의 주전 스트라이커들이 잇따라 이적하면서 설기현의 입지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2000-2001 시즌 팀내 득점랭킹 2위(18골)를 기록한 체코 출신 공격수 얀 콜러가 독일 도르트문트 보루시아로 이적한 데 이어 15일(이하 한국시간) 득점랭킹 1위(22골) 토머스 라진스키(캐나다)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에버튼으로의 이적이 확정됐다. 안더레흐트는 이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노르웨이 출신 홀스타인 헬스타트(브란)를 영입할 예정이지만 투톱의 한자리를 놓고 설기현과 톰슨(나이지리아), 예스트로비치(유고)의 각축이 예상된다. 현재 설기현은 연습경기에서 2골을 기록,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주전 여부를 판가름하게 되는 것은 오는 22일 열리는 스코틀랜드의 강호 FC 레인저스와의 친선경기다. 설기현이 이 경기에서 활약을 보여 주전을 확보한다면 26일 챔피언스리그 2차 예선에 출전하게 된다. 한편 세계최고의 스타플레이어들이 활약하고 있는 유럽 프로축구 무대에서 한국선수가 출전한 것은 차범근이 80년 아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88년 바이엘 레버쿠젠 소속으로 유럽축구연맹(UEFA)컵 대회에 나간 것이 유일한 기록이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