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해태의 9년차 투수 박진철(26)이 데뷔후 최고의 해를 맞으며 빈약한 호랑이 군단의 마운드에서 포효하고 있다. 박진철은 12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두산과의 경기에서 3-1 승리를 이끌어 승리투수가 되며 지난달 27일 현대전 이후 3연승을 올리는 기쁨을 맛봤다. 에이스 최상덕(6승)과 윤형진(4승)에 이어 다승 3위로 허약한 팀 선발 투수진에 든든한 기둥으로 인정받은 셈이다. 지난 93년 진흥고 졸업 후 해태에 입단한 박진철은 지난 시즌까지 8년동안 6승만을 올렸을 정도로 철저한 무명 신세였다. 데뷔 첫 해인 93년에는 1승만을 올려 이듬해인 94년에는 2군에서 살다시피했고95년에는 1경기에 출장했으나 승수를 올리지는 못했다. 97년과 98년에도 패전 처리로 간간히 나와 각 1승씩을 올리는 부진을 거듭했고99년에만 데뷔 후 최고 성적인 3승을 거둬 한가닥 희망을 내비쳤다. 하지만 좋은 성적이 기대됐던 지난 시즌에마저 전혀 승수를 올리지 못한 채 5패만을 기록, 방출 직전까지 가는 선수생활 최대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박진철은 와신상담하며 지난 겨울 훈련 동안 도약을 준비했고 이런 노력의 결과가 이번 시즌에서 빛을 발하게 됐다. 박진철은 올 시즌 초반 부진을 보이는 듯 했으나 지난달 27일 현대전에서 99년5월30일 승리 이후 2년만의 감격의 첫승을 거두며 급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지난 1일 롯데전 승리로 2연승을 챙긴 박진철은 이날 해태전에서도 9회 1사 상황에서 마운드를 마무리 박충식에게 넘겨 아깝게 완투승을 놓쳤지만 3승 고지에 오르며 생애 최고의 해를 맞고 있다. 박진철은 "오늘 경기에서 완투를 못해 아쉽지만 팀에 승리를 안겨 너무 기쁘다"며 "개인적으로 올해 10승 고지에 올라서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