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특급' 박찬호(28.LA 다저스)가 '꿈의 무대'인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서 '일본의 자존심' 스즈키 이치로(시애틀)를 제압했지만 '철인' 칼 립켄 주니어(볼티모어)에게 MVP 홈런을 헌납했다. 박찬호는 11일(한국시간) 시애틀의 세이프코필드에서 열린 제72회 미국프로야구올스타전에서 0-0으로 맞서던 3회말 내셔널리그 두번째 투수로 등판, 1이닝 동안 립켄, 이반 로드리게스(텍사스), 이치로, 알렉스 로드리게스(텍사스) 등 아메리칸리그의 쟁쟁한 4명의 타자를 상대로 탈삼진 1개, 피홈런 1개로 1실점했다. 한국인 선수로는 처음 올스타전에 출전한 박찬호는 첫 무대에서 홈런과의 악연을 떨치지 못했지만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불혹'의 립켄은 생애 마지막이 된 올스타전에서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두 선수의 희비가 엇갈렸다. 박찬호는 내셔널리그의 선발 랜디 존슨(애리조나)에 이어 마운드에 올랐지만 첫 타자인 립켄에게 초구를 강타당해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1점 홈런을 내줬다. 이어 두번째 타자인 이반 로드리게스를 2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안정을 찾은 박찬호는 메이저리그에 일본 열풍을 몰고오며 올스타투표에서 최다득표를 한 이치로를 2구째 2루수 땅볼로 유도, 한국과 일본야구의 자존심 대결을 간단하게 끝냈다. 박찬호는 이후 메이저리그 최고액 연봉(10년간 2억5천200만달러) 선수인 알렉스 로드리게스를 삼진으로 잡은 뒤 4회말 존 버켓(애틀랜타)에게 마운드를 넘겼고 내셔널리그가 1-4로 패해 패전투수가 됐다. 립켄은 박찬호에게서 빼낸 홈런으로 2타수 1안타에 1타점과 1득점을 올려 역시 홈런을 쳤던 91년 올스타전 이후 10년만에 MVP 수상의 영예를 안았는데, 아메리칸리그에서 올스타전 MVP 2회 수상은 립켄 주니어가 처음이다. '일본 열풍'의 주인공 이치로는 3타수 1안타에 도루 1개를 기록했고 사사키 가즈히로(시애틀)는 아메리칸리그가 4-1로 앞서던 9회초에 등판, 1이닝을 탈삼진 1개,무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세이브를 올렸다. '창과 방패'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 올스팀간의 대결은 타선의 파워를 앞세운 아메리칸리그의 승리로 끝났다. 립켄의 홈런으로 포문을 연 아메리칸리그는 1-0으로 앞서던 5회말 이반 로드리게스의 적시타로 1점을 보탠 뒤 2-1의 리드를 지키던 6회말 선두타자 데릭 지터(양키스)와 마글리오 오도네스(시카고)의 랑데부 홈런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랑데부홈런은 올스타전 사상 5번째. 내셔널리그는 0-2로 뒤지던 6회초 라이언 클레스코(샌디에이고)의 희생플라이로 간신히 '0'패를 면했다. 아메리칸리그는 최근 올스타전에서 5연승했지만 상대전적에서는 내셔널리그가 40승1무31패로 여전히 앞서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원기자 lee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