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의 하비에르 사비올라(아르헨티나)가 2001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19세 이하)를 자신의 독무대로 만들면서 확실한 차세대 스타 자리를 예약했다. 9일(한국시간) 새벽 가나와의 결승전에서 승리에 쐐기를 박는 두번째골을 터뜨린 사비올라는 역대 대회를 통틀어 최다골인 11골을 기록, 아디다스가 수여하는 최다득점상인 골든슈와 대회 최우수선수상인 골든볼을 휩쓸었다. 종전 최다골은 지난 97년대회때 브라질의 아다일톤이 기록한 10골이었다. 아프리카 대륙의 기수 가나의 돌풍도, 아드리아노(브라질)와 지브릴 시스(프랑스)의 득점포도 사비올라의 주가를 올리는 들러리에 불과했다. 168㎝, 60㎏의 다소 왜소한 체격의 사비올라는 현란한 드리블과 폭발적인 슈팅으로 이집트와의 예선전과 우승 길목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프랑스와의 8강전에서 각각 해트트릭(3골)을 기록하는 등 디에고 마라도나와 가브리엘 바티스투타에 이어 아르헨티나를 이끌 재목임을 전 세계에 알렸다. 81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난 사비올라는 98년 자국리그인 리버 플레이트에 입단, 지난 해 3월부터 지금까지 31골을 넣어 예비스타로 발돋움했고 이번 대회를 계기로 이적료 2천200만달러에 스페인 명문클럽 FC 바르셀로나로 옮기게 됐다. 툭 튀어나온 앞니 덕택에 `토끼(엘 코네조)'라는 별명을 가진 사비올라는 처진스트라이커로서 미드필더의 역할을 함께 한다는 점에서 스페인대표팀의 스트라이커라울 곤살레스에 비견된다. 문전에서 볼을 기다리는 최전방 공격수라기 보다는 상대 진영에서 적극적으로볼 다툼에 가담하고 빼앗은 볼을 팀동료에게 어시스트하는 능력도 뛰어나 이제는 전소속팀이 된 리버 플레이트의 라몬 디아스 감독도 "사비올라가 없는 우리 팀은 상상할 수도 없다"고 극찬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이 2006년 독일 월드컵 무대에서 각 대표팀의 주축을이루겠지만 축구팬들은 사비올라 만큼은 내년 한일월드컵에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됐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