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운용(70) 대한체육회장 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이 오는 16일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제 8대 IOC 위원장 선거에서 당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 서부 유력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9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IOC 위원장 선거와 관련한 특집기사에서 이번 선거에 출마한 김 후보를 '인간관계와 연고가 좋은 주자'라고 평하고 그의 경력과 선거공약 등을 상세히 전했다. 신문은 세계가 대부분 김 후보를 잘 알지 못하지만 그는 국제스포츠에서 가장 막강한 인물이 될 수 있다면서 김 후보가 승리하면 '첫 아시아계 IOC 위원장'으로기록되는 등 IOC 역사상 의미심장한 변화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역대 IOC 위원장 7명중 6명은 유럽에서, 한명은 미국에서 나왔으며 모두가 백인이다. L.A. 타임스는 김 후보가 '가장 관심을 끄는 후보'라며 그는 (위원들간의) 관계를 무엇보다도 중요시하는 IOC에서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현 위원장을 계승할 유력한 후보로 부상해왔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설령 김 후보가 이기지 못하더라도 차기 IOC 위원장 선정에 충분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지표를 갖고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특히 지난 수년간 개발도상국에 대한 스포츠 원조를 관장하는 기구인 '올림픽 연대'에 컴퓨터와 팩시밀리 등 33만여달러를 개인적으로 기부함으로써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의 IOC 위원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 신문은 많은 제3세계 IOC 위원들이 김 후보의 이런 활동과 영향력을 인식하고 있으며 김 후보는 어떤 대가도 원치 않고 있다고 말하고 있으나 일부 위원들은 무언가 보상해줘야 한다는 감정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한 IOC 위원은 "김 후보는 지도력을 보여주고 있으며 사람들이 듣길 원하는 것을 말한다"고 털어놓았다. 신문은 김 후보가 88년 서울올림픽조직위 부위원장, 세계태권도연맹총재, 국제경기단체총연합회(GAISF) 회장, IOC 부위원장 등을 역임하는 등 다른 4명의 후보보다 경력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밝혔다. 신문은 김 후보가 작년 9월 시드니 하계 올림픽 개막식때 남북한 선수단 동시입장 및 행진을 성사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음도 상기시켰다. 신문은 그러나 일각에서는 김 후보가 과거 외교관(주 유엔.영국 참사관등 역임)재직시 옛 한국중앙정보부 요원설,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뇌물스캔들 연루혐의및 경고처분, IOC 위원들의 올림픽 유치희망 도시 방문 금지 반대 등 IOC 개혁안과관련된 이견 등의 장애를 넘어야 할 것으로 이야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후보는 중앙정보부 요원설에 대해 외교관의 임무 중에는 정보 수집과 분석도 있다며 "나는 스파이가 아니다"고 일축했으며 뇌물스캔들에 대해선 미 법무부는 자신에 대한 혐의를 하나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결백함을 주장했다. 김 후보는 "일생 동안 한번도 양심에 반하는 행동을 해본 적이 없다"며 "남을 돕는 것은 내 생활방식"이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또 IOC 위원들의 개최희망지 방문 금지는 위원들을 '잠재적 범인'으로 간주하는 것으로 위원들을 수치스럽게 만들고 있다며 권위 회복 차원에서 방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오연 특파원 coowon@a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