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의 10대 돌풍' 유스티네 헤닌(19)과 '흑진주'비너스 윌리엄스(미국)가 올시즌 세번째 메이저테니스대회인 윔블던(총상금 1천210만달러) 여자단식 패권을 놓고 다투게 됐다. 헤닌은 메이저대회 3연속 우승을 노리던 제니퍼 캐프리아티(미국)의 꿈을 좌절시켰고 대회 2연패를 노리는 비너스는 지난해 결승에서 맞붙었던 린제이 대븐포트(미국)를 다시 한 번 울렸다. 8번시드 헤닌은 5일 밤(이하 한국시간)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론클럽 센터코트에서 열린 여자단식 준결승전에서 4번시드인 캐프리아티에 2-1(2-6 6-4 6-2)로 역전승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이로써 헤닌은 벨기에 선수로는 사상 처음 윔블던 결승에 진출했고 자신과 함께벨기에의 10대 기수로 나선 킴 클리스터스(18)가 프랑스오픈 결승전에서 캐프리아티에 당한 패배도 대신 설욕했다. 올시즌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을 휩쓸며 화려하게 재기한 캐프리아티는 '진짜그랜드슬램'으로 가는 길목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장애물을 만나 꿈을 접고 말았다. 1세트에서 헤닌은 캐프리아티의 베이스라인 끝에 걸치는 강한 그라운드스트로크에 밀려 21분만에 2-6으로 졌지만 2세트 들어 코트를 바꾸면서 서서히 제 기량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헤닌은 고비였던 게임스코어 3-3에서 환상적인 백핸드 크로스샷을 수 차례 성공시키며 2게임을 연속 따내 5-3으로 앞선 뒤 결국 6-4로 2세트를 가져와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마지막 3세트는 헤닌의 압도적인 우세로 진행됐다. 서비스의 위력이 살아난 헤닌은 4게임을 연속으로 쉽게 따내며 4-0으로 앞서 승기를 잡았고 이후 캐프리아티와 1게임씩을 주고 받아 승리를 거머쥐었다. 지난해 윔블던에 첫선을 보였지만 1회전에서 탈락했던 헤닌은 "센터 코트는 처음이라 어리둥절했고 발목까지 다쳐 힘들었지만 (1세트 후) 코트를 바꾼 다음부터한결 플레이가 나아졌다"고 말했다. 2번시드 비너스는 사실상 결승전으로 불린 3번시드 대븐포트와의 경기에서 2-1(6-2 6-7 6-1) 승리하며 결승에 진출, 대회 2연패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비너스는 시속 160㎞를 상회하는 강한 서비스를 앞세워 1세트를 6-2로 이긴 뒤2세트를 타이브레이크 접전 끝에 내줬지만 3세트를 6-1로 손쉽게 따내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윔블던 AP.AFP=연합뉴스)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