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물 간 선수로 여겼던 노장 고란 이바니세비치(29.크로아티아)가 윔블던테니스대회(총상금 1천210만달러) 4강에 오르며 전성기 때 이루지못한 챔피언을 향해 줄달음쳤다. 한 때 세계랭킹 2위까지 올랐으나 지금은 125위까지 떨어진 이바니세비치는 4일(한국시간) 윔블던 올잉글랜드론테니스클럽에서 열린 남자단식 8강전에서 두번이나 타이브레이크 접전을 펼친 끝에 4번시드 마라트 사핀(러시아)을 3-1(7-6 7-5 3-6 7-6)로 물리쳤다. 이로써 이바니세비치는 98년에 이어 4년만이자 통산 5번째로 4강에 진출했다. 이 대회에서 이바니세비치는 92년과 94년, 그리고 98년까지 3번이나 결승에 올랐으나 결국 우승컵은 안아보지 못한 채 평범한 선수로 전락, '흘러간 선수'로 취급됐으나 이번 4강 진출로 올드팬들로부터 큰 환영을 받았다. 이날 이바니세비치는 톱스핀이 강하게 걸린 서비스를 앞세워 서비스 속도가 오히려 빨랐던 사핀을 에이스 숫자에서 30-14로 압도했고 잔디 코트에서의 축적된 경험을 최대한 살려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바니세비치는 6번시드 팀 헨만(영국)과 15번시드 로저 페더러(스위스)의 8강전 승자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이에 앞서 지난해 준우승자인 3번시드 패트릭 라프터(호주)는 강력한 서브와 발리를 앞세워 10번시드 엔크비스트를 3-0(6-1 6-3 7-6)으로 완파했다. 지난해 윔블던 결승전에서 피트 샘프라스(미국)에 아깝게 패한 라프터는 이로써 2년 연속 4강에 진출, 오랫동안 잔디 코트의 2인자로 머문 한을 풀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라프터는 15개의 서비스에이스를 터뜨리며 6개에 그친 엔크비스트에 우위를 보인 반면 범실은 상대의 반도 안돼 잔디 코트에 강한 선수임을 입증했다. 라프터는 2번시드 앤드리 애거시(미국)와 니콜라스 에스쿠드(프랑스) 사이의 승자와 준결승에서 만난다. (윔블던 AP.AFP=연합뉴스)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