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부 톱시드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가 시즌 세번째 메이저 테니스대회인 윔블던대회(총상금 1천210만달러)에서 1회전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반면 대회 5연패 및 통산 8승을 노리는 남자 톱시드 피트 샘프라스와 메이저 대회 3연속 우승을 겨냥하고 있는 제니퍼 캐프리아티(이상 미국)는 64강이 겨루는 2회전에 안착했다. 허리 통증으로 컨디션이 최악이었던 힝기스는 26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코트에서 화려한 막을 올린 대회 여자단식 1회전에서 세계 83위비르히니아 루아노 파스쿠알(스페인)에 0-2(4-6 2-6)로 완패했다. 이번 대회 최대 이변으로 기록된 힝기스의 1회전 탈락은 99년 대회 1회전에서 연습상대였던 옐레나 도키치(유고슬라비아)에 패해 떨어진 뒤 2년만이며 여자단식톱시드의 탈락은 윔블던 역사를 통틀어 4번째다. 부상이 변명이 될 수 없다고 한 힝기스는 "움직이기가 두려웠다"고 털어놓았고의외의 승리를 거머쥔 파스쿠알은 "아직도 꿈꾸는 기분이다. 믿기지 않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잔디코트의 황제' 샘프라스는 프란시스코 클라베트(스페인)를 3-0(6-4 7-6 6-4)으로 완파하고 2회전에 올라 최다인 통산 8번째 우승과 함께 비외른 보리(스웨덴.은퇴)가 보유한 대회 5연패 타이기록을 향해 기분좋게 출발했다. 19개의 서비스에이스를 터뜨린 샘프라스는 이날 승리로 윔블던에서 29연승 행진을 이어가며 통산 54승1패의 경이적인 승률을 자랑했다. 또 호주와 프랑스오픈에 이어 메이저대회 3연속 우승을 노리는 4번시드 캐프리아티는 마리아 알레한드라 벤토(베네수엘라)를 2-0(6-3 6-2)으로 가볍게 제쳤다. 91년 윔블던에서 최연소(15세) 4강 진출자로 기록됐던 캐프리아티가 정상에 오른다면 모린 코넬리(1953년), 마거릿 코트(1970년), 슈티피 그라프(1988년) 등 아직까지 3명 밖에 이루지 못한 '진짜 그랜드슬램'에 한 발짝 더 다가서게 된다. 12번시드 젠 마이클 갬빌은 크리스 우드러프(이상 미국)에 져 탈락한 반면 갬빌과 함께 미국의 차세대 주자인 앤디 로딕은 이보 호이버거(독일)를 3-0으로 따돌리고 윔블던 데뷔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남자단식 4번시드 마라트 사핀(러시아), 6번시드 팀 헨만(영국), 8번시드 후안카를로스 페레로(스페인), 11번시드 토마스 요한손(스웨덴), 13번시드 아르노 클레망(프랑스), 15번시드 로저 페더러(독일) 등은 모두 2회전에 안착했다. 여자단식 4번시드 유스티네 헤닌(벨기에)과 5번시드 세레나 윌리엄스(미국), 10번시드 엘레나 데멘티에바(러시아), 12번시드 막달레나 말리바, 13번시드 아란차 산체스 비카리오(스페인), 15번시드 상드린 테스튀드(프랑스) 등도 1회전을 무사히 통과했다. 한편 세계랭킹 64위 이형택은 25일 밤 열린 남자단식 1회전에서 세계 46위 다비드 프리노질(독일)에 1-3(7-6 2-6 4-6 4-6)으로 역전패했다. 이형택의 탈락으로 한국의 유일한 희망으로 남은 윤용일(삼성증권)은 26일 밤열리는 1회전에서 7번시드 예브게니 카펠니코프(러시아)와 맞붙는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기자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