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의 늪에 빠진 한국 배드민턴이 마침내 개혁의수술대에 오른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27일 여름철종별선수권대회가 벌어지고 있는 충북 충주실내체육관에서 경기력향상위원회를 열고 국가대표팀 감독 교체 및 대표선수 개편방안을논의할 예정이다. 90년대 올림픽에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며 세계 무대를 주름잡았던 배드민턴은 최근 각종 국제대회에서 잇따라 참패를 거듭해 위기감이 팽배한 상태다. 지난 해 시드니올림픽에서 처음 노골드의 수모를 겪었던 한국 배드민턴은 최근스페인 세비야에서 끝난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단 1개의 금메달을 따지 못하는 `2류국'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한국 배드민턴의 추락은 세계 최강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에 비해 턱없이 빈약한선수층이 주요인이지만 지난 수년간 국가대표의 물갈이 실패에 따른 경기 스타일의노출도 빼놓을 수 없다. 대표팀은 남녀복식 간판인 김동문(삼성전기)과 나경민(대교눈높이)의 어깨에만 의존하다보니 이들의 장단점은 이미 국제무대에서 깡그리 파헤쳐진 상태고, 이들 선수의 컨디션 난조는 곧바로 성적 부진으로 직결됐다. 때문에 협회는 전성기를 구가하던 90년대 후반 현상유지에 급급해 꿈나무 발굴과 인재 양성을 등한시 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학석 협회 전무이사 겸 부회장은 "지금의 위기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선 어떤식으로든지 개혁이 불가피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지난 96년 9월부터 5년째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권승택(삼성전기) 감독의 교체가 확실시되고 있다. 김학석 부회장은 "'새 술은 새 부대에' 라는 말이 있듯이 분위기 쇄신을 위해서라도 대표팀을 전면 개편해 2004 아테네올림픽에 대비해 새롭게 출발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기자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