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남자골프 시즌 두번째 메이저대회인 제101회 US오픈(총상금 5백만달러) 첫날 주인공은 타이거 우즈(26·미국)가 아니었다. 우즈의 나이보다 두배도 더 많은 '할아버지 골퍼' 헤일 어윈(56·미국)이었다. 첫날 경기는 폭풍우로 인해 1백56명의 선수중 66명만 경기를 마쳤다. 그러나 '어윈의 돌풍,우즈의 부진'으로 나타난 1라운드 초반 결과는 예상과 달리 우즈의 우승가도가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14일밤(한국시간) 미국 오클라호마주 툴사의 서던힐스CC(파70)에서 시작된 1라운드는 우즈가 10번홀 그린에서 1.5m 파퍼팅을 하려는 순간 강한 비바람 때문에 중단됐다. 경기를 마치지 못한 90명의 선수들은 15일 오후 9시 잔여경기를 재개했다. 현재 선두는 어윈과 레티에프 구센(남아공)으로 3언더파다. 버디 6, 보기 3개를 기록한 어윈은 67타로 경기를 마쳤고 구센은 7번홀까지 3언더파를 마크중이다. 첫날 최대 화제는 어윈이 1위에 나선 것.최근 할아버지가 된 어윈은 올 출전선수중 최고령이다. 1990년 45세의 나이로 이 대회에서 우승했는데 지금까지도 대회사상 '최고령 챔피언'이란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물론 US오픈에서 첫날 선두에 나선 선수 중에서도 역대 최고령이다. 이처럼 온통 나이가 화제가 되자 당사자인 어윈은 "나이(age)는 단지 세 글자로 된 단어일뿐"이라며 일축한 뒤 "마음을 어떻게 갖느냐가 숫자 이상의 의미가 없는 나이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어윈은 우즈가 태어나기 한 해전인 1974년 이 대회에서 처음 정상에 오른 뒤 1979,90년 등 모두 세차례 챔피언이 됐다. 어윈은 특히 18번홀(파4·4백66야드)에서 천금같은 버디를 낚아 갤러리들의 박수를 받았다. 깃대까지 1백98야드를 남기고 2번아이언 세컨드샷을 홀 60㎝ 지점에 붙여 버디를 잡은 것. 이 샷은 '1라운드 베스트샷'으로 기록됐다. 또 대회사상 가장 긴 파5홀인 5번홀(6백42야드)에서도 그는 노련미를 보여주었다. 예상과 달리 4번우드로 티샷했고 2번아이언으로 세컨드샷을 날린뒤 1백38야드 거리에서 8번아이언샷을 그린에 올려 가볍게 파를 잡은 것. …어윈이 첫날 날았다면 우즈는 '기었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같다. 우즈는 9번홀까지 버디없이 보기 2개와 더블보기 1개로 3오버파를 기록,75위를 달리고 있다. 우즈는 첫 3개홀에서 그린을 적중시키지 못하는 등 출발부터 삐걱거렸다. 3번홀(4백8야드)에서는 12? 거리에서 3퍼팅,보기를 기록했다. 우즈는 9번홀(3백74야드)에서 더블보기까지 범하며 그답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어프로치샷을 벙커에 넣은 뒤 그 벙커샷마저 그린 너머 러프에 빠졌고 2.4m 보기퍼팅이 홀을 외면했다. …한국선수들은 최경주(31·슈페리어)가 다소 부진했고 앤서니 강(29·류골프)은 비교적 괜찮은 출발을 했다. 9번홀까지 경기를 마친 최의 스코어는 5오버파. 1백13위로 하위권이다. 최는 버디 1개를 잡은 반면 보기 4개와 더블보기 1개를 기록했다. …대회전부터 어렵다고 평가돼온 18번홀(파4·4백66야드)이 첫날 경기결과 '악명'을 입증했다. 이 홀은 그린의 굴곡이 심한 데다 그린주변엔 벙커와 러프가 둘러싸여 있어 어프로치샷과 퍼팅을 하기가 만만치 않은 곳. 경기를 마친 66명중 이곳에서 버디를 잡은 선수는 4명뿐이었다. 보기는 23명,더블보기도 3명이나 나왔다. 평균 스코어는 4.379타,평균 그린적중률은 39.4%로 서던힐스CC에서 세번째 어려운 홀이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