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대회 시작 전부터 너무 어렵다는 불평을 들어온 18번홀(파4. 466야드)은 실전에서 그 난해함이 그대로 증명됐다. 파4홀로는 긴 편인 이 홀은 어프로치샷 지점에서 그린까지는 오르막 지형이어서 500야드의 체감 거리가 느껴지는데다 그린의 경사가 심하고 주변을 벙커와 러프가 온통 둘러싸고 있어 여기를 경험한 선수들은 모두 혀를 내둘렀다. 156명의 출전 선수 중 폭풍우로 경기가 중단 되는 바람에 경기를 마친 선수들은 66명이었지만 이곳에서 버디를 잡은 선수는 고작 4명 밖에 되지 않았고 평균 타수는4.38타였다. 버디의 주인공 4명 중 56세의 나이로 1라운드 공동 선두에 오른 헤일 어윈과 공동 5위 스튜어트 싱크, 공동 12위 세르히오 가르시아 등 3명의 선수가 상위권에 올랐다. 특히 어윈이 18번홀에서 198야드를 남기고 2번 아이언으로 쳐 핀 60㎝ 옆에 붙인 세컨드샷은 '오늘의 베스트샷'으로 꼽혔다. 0... 56세의 시니어투어 멤버 헤일 어윈이 공동 선두에 오르며 노익장을 과시하자 팬들은 시선은 일제히 그에게 쏠렸다. 타이거 우즈가 9개홀에서 3오버파로 부진을 면치 못한 가운데 어윈은 어렵다고 소문난 서던힐스 코스에서 버디 6개, 보기 3개의 좋은 성적으로 1라운드를 마쳐 7개홀을 끝낸 레티프 구센과 3언더파로 공동 1위가 됐다. 어윈은 "나이는 그저 숫자일뿐이다. 내가 (우승을) 하지 못할 거라는 말들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기염을 토했다. 어윈은 특히 톰 카이트와 함께 77년 같은 장소에서 열렸던 US오픈에도 출전, 무려 24년만에 같은 곳에서 열리는 대회에 나온 진기록의 주인공이어서 나름대로 의미가 크다. 90년 대회에서 45세의 나이로 우승, 대회 최고령 우승기록 보유자이기도 한 어윈은 74년과 79년 대회까지 통산 3회나 정상에 올랐고 처음과 마지막 우승을 차지한 해의 기간 차가 가장 많이 나는 선수로도 US오픈 역사에 이름을 남기기도 했다. 어윈은 95년 시니어투어로 전환,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며 정상을 지켜왔고 올해도 2번이나 우승을 차지하며 랭킹 2위를 달리고 있다. 한편 올해 41세의 로렌 로버츠도 선두 어윈과 2타 차인 69타로 1라운드를 끝내며 공동 5위에 올라 노장 돌풍을 주도했다. 0... 1라운드 초반 한때 '니클로스'라는 이름이 순위표 맨 꼭대기에 오르자 '황금곰' 잭 니클로스를 연상한 팬들의 눈이 휘둥그레졌지만 사실 주인공은 그의 아들인 개리 니클로스. 개리는 2번홀에서 버디를 잡고 잠깐 선두로 나섰지만 이후 부진을 거듭, 8오버파 78타로 경기를 마쳤다. 아내 바브라와 함께 아쉬운 표정으로 아들을 지켜본 니클로스는 "부모로서 아들을 보러온 것"이라고 말했다. 잭 니클로스는 이번 대회 불참으로 US오픈 44년 연속 출전기록에 마침표를 찍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기자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