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우드,9아이언,1퍼터" 한 세트의 클럽이라면 의레 이처럼 구성되는 것을 당연할 일로 받아들이는 골퍼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어떤 골퍼는 우드를 더 늘리고 어떤 골퍼는 웨지를 하나 추가해 갖고 다닌다. 드물긴 하지만 퍼터를 두개 갖고 다니는 골퍼도 있다. 골프규칙상 클럽은 14개까지 갖고 다닐수 있다. "3w-9i-1p"의 도식적 구색에서 벗어나 자신의 장단점이나 기량등에 따라 클럽을 구성하는 것이 핸디캡을 줄이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우드를 늘리는 경우 주로 3,4번 롱아이언대신 7,9번 페어웨이우드를 넣는 경우다. 여성이나 시니어골퍼들에게서 잘 찾아볼수 있다. 롱아이언은 로프트는 작고 샤프트는 길어 아마추어골퍼들이 가장 치기 어려운 클럽이다. 한 라운드에서 서너번,그것도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 롱아이언을 갖고다니느니 차라리 치기 쉽고 띄우기 쉬운 우드를 지닌다는 생각이 그 배경이다. 미국 LPGA투어에서 활약하는 김미현이나 애니카 소렌스탐등은 7,9,11번우드를 애용하는 대표적 선수들이다. 아마추어들도 마찬가지다. 라이가 좋은 곳에서는 물론 풀이 긴 러프에서도 우드는 아이언보다 효용이 크다. 롱아이언에 자신이 없는 골퍼들은 그것 대신 페어웨이 우드로 보충해볼만 하다. 유틸리티 클럽을 보충하는 경우 유틸리티클럽은 보통 우드와 아이언을 접목한 클럽이 대종을 이룬다. 생긴 것도 그렇고 기능도 그렇다. 메이커들은 "우드의 비거리와 아이언의 정확성을 겸비했다"고 설명한다. 일본 클럽메이커들이 원조인 유틸리티클럽은 말 그대로 "쓸모가 많은" 클럽이다. 러프나 벙커,라이가 좋지 않은 곳에서도 볼을 치기 쉽다는 것.또 대개 롱아이언보다 샤프트가 길기 때문에 거리도 적지않게 난다. 그래서 아마추어들중에는 롱아이언과 페어웨이우드 대용으로 이 클럽을 갖고 다니는 경우가 많다. 물론 짧은 파4,5홀에서 티샷용 클럽으로도 쓰인다. 단 이클럽은 생김새가 기존의 우드나 아이언에 비해 좀 색다르기 때문에 실전에 나서기전에 충분한 연습을 거쳐야 한다. 웨지를 늘리는 경우 최근에 많이 나타나는 추세다. 기존에는 피칭.샌드웨지 2개를 갖고 다니는 골퍼들이 많았으나 최근엔 어프로치웨지(갭웨지 또는 PS등으로도 불림)를 갖고 다니는 것은 보통이고 로브웨지까지 끼워넣은 골퍼들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웨지를 3~4개 갖고 다니는 것은 피칭웨지와 샌드웨지 사이의 거리차이가 너무 크다는 점이다. 미국 교습가 데이브 펠츠에 따르면 미국 아마추어의 경우 피칭과 샌드웨지의 거리차이는 36야드에 달한다. 따라서 골퍼들은 피칭과 샌드웨지사이의 거리-예컨대 90야드-가 남았을때 클럽선택때문에 망설이게 된다. "피칭웨지를 짧게 잡자니 그 정도가 모호하고,샌드웨지로 풀스윙을 하자니 거리가 짧거나 토핑으로 그린을 오버할 것같고..." 어프로치웨지는 피칭과 샌드웨지사이의 거리가 남았을때 유용하다. 상급자들이 주로 찾는 로브웨지는 정교한 쇼트게임을 하는데 쓸모가 많다. 깃대가 그린앞쪽에 있거나 볼과 홀사이에 장애물이 있을때,또는 내리막 퍼팅라인일때 로브웨지샷을 하면 볼을 곧 멈추게 할수 있는 것.그러나 로브웨지샷은 연습을 많이 해야 하고 라이가 좋아야 성공확률이 높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퍼터를 2개 갖고 다니는 경우 드물지만 로핸디캐퍼들한테서 가끔 볼수 있다. 무거운 퍼터와 가벼운 퍼터,뭉툭한 퍼터와 민감한 퍼터,L자형과 T자형 퍼터 등의 구성이 될수 있다. 국내 그린은 비교적 느린 곳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퍼팅거리가 10m이상 남으면 "홈런치듯" 스트로크해주어야 하는 것이 현실.이럴땐 묵직한 퍼터가 효과적이다. 반면 국내에서도 일부 신설골프장은 그린을 빠르게 조성해놓은 곳이 있다. 이런 그린에선 가볍거나 L자형류의 민감한 퍼터가 효과적이다. 퍼터를 2개 갖고 다닐 정도면 실력이 상당한 골퍼라고 할수 있다. 퍼팅때문에 고생하는 골퍼들도 퍼터를 2개 갖고 다니면서 "슬럼프 탈출"의 기회를 엿봄직하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