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친김에 그냥 주저앉아버려?' 삼성 백업요원들의 활약이 무섭다. 주전선수들의 '땜질용'으로 들어와 삼성의 연승행진을 주도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주전선수들의 자리를 고스란히 차지할 분위기다. 쿠데타의 주인공들은 삼성의 하위타선을 이루는 박정환과 김동수,김재걸.각각 주전 내야수비수인 김태균과 진갑용,김한수의 부상을 틈타 주전자리를 꿰찼다. "주전선수가 돌아올 때까지 그 공백을 메우겠다"(김동수,박정환)고 말하고 있지만 정작 팀 기여도를 보면 이전 주전선수들이 백업요원으로 돌아가야 할 판이다. 지난 12일 LG와의 대구경기는 이들의 공헌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말해주는 사례. 우선 3회 박정환이 볼넷으로 출루하자 김동수가 희생번트로 선취점을 올리는 초석을 마련했다. LG 이병규가 1점 홈런으로 따라붙었을 때도 김동수와 박정환이 각각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점수차를 벌렸다. 연장전 10회말 강동우의 결승 만루홈런 때 각 루를 채우고 있던 선수들도 박정환과 김동수,김재걸이었다. LG의 매서운 추격이 중심타선의 고군분투에 그친 반면 삼성은 중심타선 못지 않은 하위타선이 승리를 뒷받침한 것이다. 삼성 백업요원들의 활약은 삼성의 7연승 기간 곳곳에서 나타난다. 10일 SK전에서는 패색이 짙던 9회 2 대 4 상황에서 김재걸이 동점포를 터뜨려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 전날인 9일 경기에서는 5회 터져나온 박정환과 김동수의 랑데부 홈런으로 3 대 1 승리를 결정지었다. 타격과 수비에서 보여준 이들의 적응력은 경기를 이어가면서 더욱 빨라졌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