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이코트의 제왕' 구스타보 쿠에르텐(브라질)이 올시즌 두번째 메이저 테니스대회인 프랑스오픈(총상금 1천만달러)에서 우승, 2년 연속 정상에 올랐다. 톱시드인 쿠에르텐은 11일(한국시간) 프랑스 롤랑가로에서 열린 대회 남자단식결승에서 한 수 위의 기량을 펼치며 3시간 12분만에 알렉스 코레차(스페인)를 3-1(6-7 7-5 6-2 6-0)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프랑스팬들이 경기 내내 그의 별명인 '구가(guga)'를 연호하는 가운데 시원한 포어핸드 스트로크로 우승을 확정지은 쿠에르텐은 어린 아이처럼 코트를 뛰어다니며좋아했다. 이어 라켓으로 코트 위에 애정을 표시하는 '하트 마크'를 새긴 쿠에르텐은 두팔을 들어 기쁨을 표시하고 허리를 굽혀 자신을 성원해 준 팬들에게 인사했다. 우승컵과 상금 59만달러를 받아쥐고 시상대에 오른 쿠에르텐은 서투른 프랑스어로 "나는 롤랑가로와 여러분들을 사랑한다. 성원에 감사한다"라고 말해 팬들을 열광시켰다. 97년과 2000년 챔피언인 쿠에르텐은 이로써 세르히 브루게라(스페인) 이후 7년만에 2연패에 성공했고 대회 역사상 6번째로 통산 3회 우승을 달성한 선수로도 기록됐다. 또 사실상 결승전으로 불렸던 준결승에서 '강적' 후안 카를로스 페레로(스페인)를 완파하고 올라온 쿠에르텐은 이날 승리로 클레이코트 통산 전적 44승3패를 기록,역시 '클레이코트의 제왕'임을 증명했다. 쿠에르텐은 흙바람이 심하게 분 첫 세트를 타이브레이크 접전 끝에 아깝게 내줬지만 날씨가 좋아지기 시작한 2세트를 7-5로 따내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뒤 3세트는6-2로 쉽게 승리,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4세트 들어 완전히 상승세를 탄 쿠에르텐은 폭발적인 그라운드스트로크를 앞세워 전의를 상실한 코레차를 압도하며 한 게임도 내주지 않고 완벽하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코레차는 "쿠에르텐의 실력을 알고 있기에 처음부터 기분이 좋지 않았다"면서 "마지막 2개 세트에서 그의 플레이는 도저히 이길 수 없을 정도였다"라고 말했다. 한편 쿠에르텐은 허벅지 부상을 치료하기 위해 이달 말 열리는 3번째 메이저대회인 윔블던에 불참을 선언했지만 윔블던의 불합리한 시드 배정 시스템도 불참의 이유가 됐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윔블던에서 쿠에르텐은 세계랭킹이 1위였음에도 불구하고 4번시드를 받고 16강 진출에 실패, 시드배정에 불만을 표시했었다. (파리 AP=연합뉴스)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