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기사회생했다.

프랑스에 0-5 완패의 수모를 당했던 한국이 3년전 프랑스월드컵축구 본선 첫 경기에서 역전패했던 멕시코에 설욕하면서 2001컨페더레이션스컵대회의 4강행 불씨를 살려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A조 예선 2차전에서 후반 11분 '황새' 황선홍의 헤딩 선제골에 이어 44분 유상철의 결승 헤딩골이 터져 멕시코를 2-1로 꺾었다.

앞선 대구 경기에서는 후반 15분 스트라이커 클레이턴 제인이 결승골을 터트린 '사커루(Socceroo)' 호주가 세계 최강 프랑스를 1-0으로 꺾는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을 연출했다.

이로써 A조는 호주가 승점6(2승)으로 선두에 나선 가운데 프랑스와 한국(이상승점 3)이 골득실차로 2, 3위에 랭크됐다.

A조 예선 최종전은 오는 3일 오후 5시 울산에서 프랑스와 멕시코, 7시30분 수원에서 한국과 호주의 대결로 펼쳐진다.

브라질과 일본이 각각 1승을 올리고 있는 B조 예선은 2일 브라질-캐나다(오후 5시.이바라키)전에 이어 일본-카메룬(7시30분.니가타)의 경기를 벌인다.

◆울산(한국 2-1 멕시코)

설기현을 원톱으로 최전방에 내세웠던 1차전과 달리 김도훈과 황선홍을 내세운 4-4-2 전략은 미드필드진이 활발하게 움직여 중원을 장악하면서 쉽게 주도권을 잡을수 있었다.

프랑스전 대패 때 볼 수 없었던 투지도 살아났고 미드필드를 장악하면서 완벽하게 볼을 점유하는 등 모처럼 활기넘친 경기를 펼쳤다.

그러나 정교함이 떨어져 확실한 득점찬스를 엮어내지 못하는 등 결과적으로는 변죽만 울려 골을 기다리던 4만3천여의 매진 관중의 애간장을 태웠다.

교체멤버 없이 후반을 맞은 한국은 고종수가 부진했던 왼쪽과 달리 최성용이 오른쪽을 활발하게 뚫으면서 끝내 상대 골문을 열어제쳤다.

후반 11분. 최성용이 오른쪽 사이드 라인을 타고 약 20m를 질주해 중앙으로 센터링했고 볼을 바라보고 몸을 솟구친 황선홍이 왼쪽으로 머리를 감아 돌리면서 헤딩슛, 네트 왼쪽 구석에 볼을 그대로 꽂았다.

균형의 추가 깨지자마자 그라운드는 한순간도 눈길을 뗄 수 없는 격동의 장으로 변했다.

벼랑에 몰린 멕시코의 반격은 거셌다. 멕시코의 파상공세에 공격의 날이 무뎌진 한국은 34분 골지역에서 때린 데니그리스의 오른발슛을 골키퍼 이윤재가 손을 뻗어 엉겁결에 쳐냈지만 36분 끝내 동점골을 내줬다.

골문으로부터 20m 가량 떨어진 페널티지역 왼쪽 바깥에서 빅토르 루이스가 오른발로 감아찬 프리킥을 이운재가 뛰어오르며 손을 뻗었지만 손을 스치면서 골문안으로 빨려들어갔다.

그러나 첫 승을 향한 태극 전사들의 투지는 남달랐다. 재차 맹반격에 나선 한국은 경기 종료를 3분여 남긴 44분께 왼쪽 코너킥을 얻었고 박지성이 찬 볼을 골지역선상에서 대기하던 유상철이 상대 수비수 데니스리스의 저지망을 뚫고 머리로 받아넣어 피말리던 접전을 승리로 마감했다.

◆대구(호주 1-0 프랑스)

1차전 선발 출전자 가운데 무려 8명을 교체하는 무리수를 둔 프랑스의 허점을 꿰뚫은 호주의 이변 드라마였다.

멕시코를 완파해 기세가 올라있던 호주는 프랑스의 4-4-2 전술에 고전하며 주도권을 쥐지는 못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한 방을 터트려 대어를 잠재웠다.

호주는 전반 20분께 아크정면에서 얻은 프리킥을 스탠 러자리디스가 강하게 슛한 것을 제외하곤 이렇다 할 공격을 펼치지 못한 반면 전반 10분 로랑 로베르에게, 21분 니콜라 질레에게 잇따라 슛을 허용했다.

이어 43분께는 올리비에 다쿠르가 노마크헤딩슛을 내줬지만 다행히 골키퍼 마크슈워저의 선방과 프랑스의 불운으로 실점위기를 넘겼다.

후반들어 전열을 정비한 호주는 5분께 제인이 뒤로 밀어준 볼을 브렛 에머턴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돌려찬 것이 크로스바를 살짝 벗어나면서 이변을 예고했다.

15분께 중앙수비수 프랑크 르뵈프의 반칙으로 얻은 찬스에서 조시프 스코코가 골문 왼쪽을 보고 찬 프리킥이 골키퍼의 손과 골포스트를 연속해 맞고 나오자 클레이턴 제인이 달려들며 가볍게 차넣었다.

의외의 일격을 당한 프랑스는 25분 니콜라 아넬카를, 28분에는 로베르 피레스를 교체투입하며 반전을 노렸으나 32분께 중앙수비수 프랑크 르뵈프가 두번째 옐로카드를 받으면서 퇴장당해 추격할 힘을 잃었다.

(울산.대구=연합뉴스) sungje@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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