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 대표팀이 멕시코를 상대로 짜릿한 첫 승을 거두며 4강 진출의 희망을 밝힌 데는 황선홍 김도훈 '투톱' 카드를 뽑아 든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개막전에서 세계 최강 프랑스에 0대5로 참패했던 한국은 1일 멕시코전에서 키가 작은 상대 수비진에 맞서 장신 황선홍과 김도훈을 최전방에 포진시켜 소중한 1승을 낚을 수 있었다. 황선홍과 김도훈은 한국을 대표하는 스트라이커이지만 자신이 직접 득점기회를 만들기보다는 정확한 위치 선정으로 골을 결정하는 비슷한 스타일 때문에 함께 기용된 적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거스 히딩크 감독은 상대 수비수들의 신장 열세를 간파하고 황선홍 설기현이나 김도훈 설기현을 투톱으로 내세우는 대신 설기현을 과감하게 빼고 그 자리에 김도훈을 투입했다. 이들은 위력적인 고공 플레이로 멕시코 문전을 공략했고 스루패스를 주고받거나 좌우측의 고종수와 최성용에게 공격의 활로를 열어주는 등 코칭스태프의 기대대로 맹활약했다. 또한 강인한 체력과 탄탄한 체격의 유상철도 상대 미드필더와의 몸싸움을 압도하며 경기의 주도권을 잡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결국은 멋진 헤딩슛으로 결승골까지 만들어 냈다. 김태영 홍명보 강철로 이루어진 스리백도 후반 선취골을 넣은 뒤 방심하다 득점기회를 내주기도 했지만 때때로 수비에 가담한 송종국과 호흡을 잘 맞춰 승리를 뒷받침했다.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황선홍과 김도훈 유상철의 과감한 몸싸움과 원활한 패스가 잘 이뤄져 승리를 잡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