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시즌 초반을 보낸 LG 김성근호가 무서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LG는 지난달 31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해태와의 더블헤더 경기에서 1승1무를 기록하며 3연승을 이어나갔다. 김성근 감독이 취임한 이후 8승1무5패. 특히 최근 8경기에서는 단 1패만을 기록했다. 포스트시즌 진출에도 희망을 걸어볼 수 있는 페이스다. LG에 청신호가 켜진 것은 김 감독의 용병술이 효과를 발하면서부터. 김 감독은 부임 첫 경기인 지난달 16일 잠실 두산전에서 톱타자인 이병규를 5번에,거포 양준혁을 1번에 배치하는 깜짝 기용을 선보였고 이병규는 여기에 부응하는 듯 끝내기 적시타를 터뜨리며 김 감독에게 첫승을 안겨줬다. 이후에도 김 감독은 기존 투타 로테이션 대신 철저하게 성적 위주 기용 패턴을 보이며 팀 내 경쟁을 불러일으켰고 1군 선수들이 부진하면 2군 출신 선수들을 과감하게 기용해 위기를 넘겼다. 최근 세 경기 연속 결승타로 팀을 구해낸 최동수와 8연속 세이브의 주인공 신윤호 등이 모두 2군 출신들. 두 선수는 1,2군을 오가며 대타와 패전처리 투수 등을 전전하다 새롭게 태어나 LG 회생의 1등공신이 됐고 이제는 완전히 1군 라인업에 진입했다. 김 감독은 팀의 사기에 저해되는 선수에게는 가차없는 처벌을 내리는 강경함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대량 실점 이후 더그아웃에서 신경질적인 행동을 보인 해리거를 즉각 2군으로 강등한 데 이어 장문석과 이병규에게는 훈련 불참과 불성실한 플레이를 이유로 2백만∼3백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러한 김 감독의 용병술은 2군 선수들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1군 선수들에게는 '언제라도 밀릴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LG가 6월 대반격을 선보일 수 있을지 팬들의 기대가 높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