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4백야드 안팎인 파4홀.

티샷한 볼이 페어웨이를 벗어나 러프에 떨어졌다.

깃대까지는 약 1백90야드.

그린앞 좌우에는 벙커가 도사리고 있다.

한 라운드에서 이런 경우를 한두번은 겪게 마련이다.

골퍼들은 이때 우드를 사용해서 투온을 노릴 것인가,아니면 아이언으로 볼을 그린앞에까지 보낸뒤 서드샷으로 승부를 볼 것인가로 망설인다.

□냉정하고 겸허한 자세=이 경우 우드냐,아이언이냐를 선택하기에 앞서 자신의 기량을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

80대 이상을 치는 대부분 아마추어들은 이런 상황에서 우드샷으로 단번에 볼을 그린에 올릴 확률은 10%도 안된다.

70대를 치는 로 핸디캐퍼들조차도 이때는 투온보다 3온2퍼팅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골프는 확률게임이다.

10%도 안되는 확률을 보고 모험을 걸 것인가,안전한 길을 갈 것인가.

□우드로 투온 시도=우선 라이가 좋아야 한다.

볼이 풀에 잠겨 있거나 스탠스가 안정적이지 못하면 우드샷에 자신이 있다 해도 우드를 잡지 않는 것이 좋다.

또 그 홀에서 버디를 잡거나 반드시 이겨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역시 우드로 세컨드샷을 그린에 보내려는 충동은 억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꼭 깃대를 겨냥한 것은 아니더라도 볼을 최대한 멀리 쳐 그린 근처까지 보내려는 ''무모함''도 피할 일이다.

만약 볼을 정확히 맞히지 못하거나,정확히 맞혔어도 볼이 깃대를 향해 날지 않으면 그린 근처에서 3타째를 치거나 벙커샷을 해야 할 상황이 된다.

이러면 어느 쪽이든 파를 잡을 수 있는 확률은 아주 낮아진다.

주말골퍼들이 싫어하는 벙커샷은 한 번이라도 실수하게 되면 더블보기가 금세 나오고 만다.

□아이언에 의한 레이업=아이언을 잡고 세 번 만에 볼을 그린에 올리려는 시도는 ''스마트한 전략''이라 할 만하다.

세컨드샷을 어디로 보내야 할 것인지를 정한 뒤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거리를 남기는 곳까지만 볼을 보내면 된다.

예컨대 50야드 웨지샷에 자신이 있다면 7,8번아이언으로 안전하게 1백40야드 정도만 전진시키는 것이다.

단 볼은 페어웨이에 머물러야 한다.

또 세 번째 샷을 할 때 벙커를 넘기지 않도록 하는 곳에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요컨대 서드샷 공략 각도가 쉬운 위치에 놓이도록 샷을 정확하게 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 뒤 깃대를 향해 세 번째 샷을 하게 되면 파를 잡을 확률이 높아진다.

못해도 보기로 막을 수 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