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마운드가 재건의 기치를 올렸다.

지난해 두터운 마운드를 바탕으로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를 제패했던 현대.

하지만 올 시즌에는 조웅천 조규제의 트레이드와 정민태의 일본 진출로 마운드가 크게 약화된 상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해 공동 다승왕이었던 김수경과 임선동이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며 시즌 초반부터 두들겨 맞아 최하위까지 떨어지는 수모도 당했다.

테일러가 혼자 고군분투하며 6연승을 달린 게 위안.

이처럼 무기력증에 빠졌던 현대 마운드가 요즘 다시 살아나고 있다.

마무리 위재영의 화재 진압이 날로 위력을 더하고 있고 김수경도 예년의 구위를 회복하고 있다.

김수경은 16일 청주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8이닝 동안 안타 5개와 볼넷 1개로 막아 8대 3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10일 2실점으로 막아냈던 LG전에 이어 2연승이다.

이날도 3실점했지만 모두 비자책점으로 기록돼 올 시즌 처음으로 방어율 0을 기록했다.

위재영의 마무리도 위력을 더하고 있다.

지난 4월27일 이후 연속 9세이브포인트를 올리며 구원부문 2위를 달리고 있다.

시즌 초반 치솟았던 방어율도 2.21까지 낮췄다.

여기에다 지난 13일 러닝 도중 허리 부상을 당해 2군으로 내려갔던 임선동이 이번주 후반 3연전 중 한 번은 마운드에 복귀할 예정이다.

올 시즌 2패를 당하는 수모를 겪은 만큼 임선동은 이번 복귀로 자존심 회복을 노리고 있다.

현대는 그동안 중간 계투 마일영을 선발로 돌리는 등 변칙적인 마운드 운영에 의지해 왔다.

따라서 임선동이 복귀하면 다시 예전의 선발 로테이션을 가동하며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테일러 김수경 임선동의 선발진과 위재영의 마무리로 이어지는 현대 마운드가 과연 작년의 위용을 재현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